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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 28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원희룡 제주지사(왼쪽)와 이광재 여시재 원장이 국가 경쟁력과 도시 발전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
사회(서양원 편집이사) = 중국의 급속한 발전과정은 놀랍다. 국가의 성장 동력은 무엇인가
▶이광재 원장 = 폴 케네디는 '국력은 경제력이고, 경제력은 기술력에서 탄생한다'는 말을 했다. 기술은 30년, 제도는 100년간 나라를 부강하게 한다. 현재 우리는 '게임체인저' 기술이 없는 위기에 놓여 있다. 한국은 다음의 3대 산업 분야에서 앞서가야 한다. 첫째는 건강과 바이오다. 둘째, 전통적 제조업 강국인 한국이 ICT(정보통신기술) 제조업 강국으로 재도약해야 한다. 삼성과 LG전자 등 가전산업이 강하고, 반도체 조선 자동차 화학 등 모든 기술을 갖고 있는 나라가 한국이다. 셋째, 4차산업혁명의 플랫폼으로 스마트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2050년 기준 세계의 30억명이 도시로 나온다. 한국은 지난 50년간 가장 많은 도시를 만들었다. 중국 등 아시아에서 도시를 중심으로 중산층 7억명이 형성되어 있다. 스마트홈과 스마트도시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 경제를 주도하게 될 것이다.
사회 = 이 지사는 구체적인 성장 동력 요소들을 얘기했는데, 원지사 생각은.
▶원희룡 지사= 큰 흐름엔 공감한다. 한국의 강점, 경쟁력이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해보자. 에너지와 반도체 분야가 어렵다고 하지만 더 올라갈 길이 있다. 글로벌 체제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우리의 적절한 포지셔닝 전략이 중요하다. 우리의 근본적인 약점은 잦은 정권교체와 관료들의 업적주의다. 내 소관이 아니면 방치하는 식의 정책으로는 우리의 원천기술과 기초과학이 뒤처지게 된다. 민간 부분의 핵심은 자유다. 자유로울 때 뛰어난 인재들은 창조성을 발휘한다. 자기 주도적 삶을 살 수 있는 문화와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이 위에서 창의성과 경쟁력이 길러진다. 자기 주도적인 삶을 보장해 인적 자원의 힘을 극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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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 28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원희룡 제주지사(왼쪽)와 이광재 여시재 원장이 국가 경쟁력과 도시 발전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
▶원 지사 = 국가차원의 에너지배합을 어떻게 하는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 정부는 30년에 신재생에너지 20%를 사용하는 '3020'을 얘기하는데 청정에너지에 원전이 포함되는가? 원전을 포함시키면 적폐가 된다. 원전 폐기 공론화를 거친 것에 굉장히 큰 의미를 부여하는데, 공론은 거쳤을지 모르나 전문가, 산업계, 국제적인 흐름에 대해 제대로 검토됐는지 의문이다. 두산중공업의 존립근거를 순식간에 허물었다. 핵 물리학과의 취업 자리가 끊기면서 중국에 헐값에 팔려가게 됐다. 탈레반이라고 하면 너무 심한 얘기인가. 근본적인 구조를 바꾸는 문제에 대해 너무 무식하게 용감해서는 안 된다. 독일은 수십년간 논쟁을 통해 원전을 폐기했다.
▶이 원장 = 막대한 전기를 어디서 더 효과적으로 생산할 것인가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분기점에 와 있다. 전기를 생산할 때 현재 태양광 모듈이 19% 정도인데, 23%가 되면 손익분기점(BEP·Break Even Point)이 된다. 보조금 없이도 태양광전기생산이 자생력을 갖게 된다는 얘기다.
두 번째는 에너지저장 시스템을 어떻게 발전시켜나갈 것인가 문제다. 이 분야는 LG화학이 앞서가고 있다. 냉장고, 자동차 모든 부문에서 배터리 사용이 확산될 것이다. 세번째는 송배전할 때 전력손실율을 줄이는 기술을 누가 개발하고 주도하느냐의 문제이다. 이게 미래 에너지의 핵심적인 부문인데 여기서 세계적인 기술전쟁이 일어날 것이다.
사회 = 원 지사께서 말한 탈원전, 무리한 공론화로 인한 파장들이 만만치 않다. 구체적으로 우리 원전 핵심인력, 기술들이 중국 등 해외로 넘어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 원장 = 그 나라가 당시 처해있는 상황, 기술력의 수준, 국민적 동의가 총합이 되어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우리 에너지정책 공론화 과정에서 우리가 갖고 있는 기술 수준, 에너지 소비, 공급능력 등을 가늠해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한전이 당장 마이너스가 나버렸는데 국민의 전기료를 당장 크게 올릴 수는 없다. 꽤 취약한 상황이다.
우리는 원전수출을 하고 있고, 원자력 공학기술은 세계 최고이다. 현재 원전정책에서 모순된 측면이 있다. 세계적인 원전정책 흐름과 보편성, 그리고 우리 내부의 전략적인 고려를 한 후 국민적 합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 태양광에서 한화가 세계 2위 기업으로 앞서가고 있다. 모듈화 부분에서 우리가 수율을 높이면 전력을 집중해서 생산할 수 있다. 우리의 미래 에너지 산업이 무엇이 될 것인지에 대한 대안을 만들면서 해나가야 할 것이다.
▶원지사 = 에너지 문제가 복잡하긴 하지만 딱 두가지를 고민하면 된다. 하나는 생산비용, 다른 하나는 패권에서 오는 반대급부다. 저는 경제 발전, 생산력 발전, 기술 발전 과정에서 필수물자에 대한 획득 비용이 줄어든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석유 시대가 갈 것이다. 그 시기는 채굴, 생산, 유통 비용에 따라 달라진다. 셰일 가스가 나오니 미국이 최대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바뀌고, 베네수엘라와 러시아가 무너지지 않았나.
제주도는 대체 에너지를 가장 선도적으로 하는 곳이다. 태양광 풍력 신재생에너지 등은 패권을 잡지 못할지라도 분산형 에너지 생산이라는 특징이 있다. 당연히 이런 신재생 에너지로 가야 한다. 하지만 비용과 당위성과의 조화측면에서 시기나 배합이 달라질 수 있다. 에너지 정책 큰 방향에서 원전 등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바꿔야겠지만, 원전 해체를 위한 해체로 갔다. 에너지 포트폴리오가 연결된 매우 중층적인 문제인데, 원전은 나쁜 것으로 보는 것은 이데올로기적인 접근이다. 이런 접근을 배제해야 합리적이면서도 전략적인 결론를 낼 수 있다.
사회 =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생활을 불편하게 하는 미세먼지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나.
▶원 지사= 미세먼지는 단기간 해결되기 어렵다. 우리나라 안에서 생산되는 요인에 대해 강력한 자구 노력을 해야 한다. 이것을 토대로 중국발 미세먼지와 관련된 공동의 노력을 끌어냈어야 했는데 상당히 소홀히했다. 당장 미세먼지가 짙어진 날에는 미시적으로 엄마들, 아이들 대피 대책 등 응급 대책이라도 세워놓아야 한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올 때까지 국민들의 삶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대피대책을 실시해야 한다. 클린 디젤이니 이산화탄소(co2)포집을 통해서 청정으로 갈 수 있다면 빨리 결론을 내고, 그 이행기간이 10년으로 잡혀 있으면 5년으로 당기는 등 강도 높은 자구책을 펼쳐야 한다.
미세먼지는 아이들의 기관지와 폐에 화학 물질들이 달라붙고, 국민들에게 정서적으로 불안하게 하는 것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국가적인 재난이다.중국이 한국에서 문제제기하는 것에 대해서 데이터 있냐고 얘기해도 우리는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증거를 못내고 문제제기도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사 혹은 미국대사관이 베이징의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해서 제공했을 때 중국이 불평하면서도 결국은 따라가는 것을 봤다.
▶이 원장= 미세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 전체의 비상대책기구를 둬야 한다. 내부요인을 보면 석탄 발전소로 인한 미세먼지 발생은 이미 예고돼 있었다. 가스 발전소로 가야 하는데 석탄발전이 더 싸다는 이유로 계속 석탄발전소를 늘리니 이런 일이 생긴 것이다. 디젤 차량 문제도 정리해야 한다. 제 작년에 나사가 한 번 와서 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지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개국 중 16개 국가가 미세먼지로 고통받고 있다. OECD에 중국과 인도가 빠진다. 그러다 보니 전 세계 100대 도시 중에 한국의 40개 도시가 미세먼지 심각한 도시로 평가받았다. 나사와 전세계 기구들이 모여서 합동조사를 해야 한다. 원인이 어디 있는지 알아야 처방을 할 것 아닌가. 미세먼지 발생요인은 전 세계 누가보더라도 중국 탓이 크다. 기후변화 또한 바람의 흐름을 정체시키므로 미세먼지 문제가 더 심각하게 나타난다. 전세계가 모여 전체적인 역학 조사를 해서 원인 진단을 정확히 해야 처방이 나올 것이다. 이걸 기초로 오는 6월 29일 오사카 G20 정상회담에서 정식 의제로 채택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사회 = 도시가 어떤 식으로 얼마나 발전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들의 삶이 풍족해지고 국가도 발전한다. 지자체들의 경쟁과 이해상충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나.
▶원 지사= 제주도가 여러 혁신 작업을 하면서 관심 갖고 있는 것은 연결이다. 도시가 자족적으로 갈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사람들간의 경험, 아이디어, 갖고 있는 계획들을 서로 연결하면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 제주가 꿈꾸는 것은 히피가 공무원이 되는 것이다. 즉 현재의 것들을 다른 특성과 자유롭게 교류하고 연결되게 하는 것이다. 한국 도시들이 이런 부문에서 약하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비롯해 유럽, 일본의 여러 도시들은 매우 개방적이고 자유롭게 교류한다. 서로가 규제의 장벽들을 깨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이런 연결의 첫번째 걸림돌은 자기네가 감독을 안하면 세상이 망한다고 생각하는 관료주의다. 두 번째는 그 동안 잘 벌어먹고 있었는데, 우리가 잘 모르는 일들이 진행되면 위협이라고 생각하는 산업의 기득권이다. 제주는 이런 것들을 깨 나가는 행정을 할 것이고, 인재도 유치할 것이다.
사회 = 좋은 말씀을 하셨다. 녹지병원은 끝까지 잘 되길 바랬는데…
▶원 지사= 하이난에 와 보니 녹지병원 정도가 아니라 다국적 기업과 큰 대학들이 병원들을 만들고 있다. 줄기세포, 노인치매, 요양병원 등 대규모 단지를 관주도로 밀고 있다. 한국에서는 지금 외국인 투자 병원이 적폐 취급을 받지 않고 있나? 남 탓을 하는 게 아니다. 이것을 다른 환경 속에서 어떻게 헤쳐갈까에 대해서 고뇌가 깊다.
▶이 원장=녹지병원 문제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모든 지방자치 단체와 정부부처의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면 중복이 많다는 것을 알 것이다. 우리 동네 가로수를 어떤 수종을 쓰면 좋을지에 대한 전국 지자체가 용역한 것을 보면 몇 백개가 나올 것이다. 국가지능망부터 먼저 만들어야 한다.
두번째, 앞으로 스마트 산업단지, 수많은 국가 산업 단지를 가산디지털단지처럼 첨단화 시켜야 한다. 거기다 최고의 의료와 교육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도시가 자생력을 갖고 제조업으로 다시 도약할 수 있다.
세번째는 도시 또한 고령화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은퇴후 비용이 적게 드는 새로운 도시와 인간의 삶이 보장되는 새로운 토대를 만들어 내야 한다.
사회= 도시가 지속가능하려면,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
▶이 원장= 국가도, 지방정부도 70% 이상이 경제라고 본다. 미국 나파밸리가 14만명이 사는 도시인데, 와인 종사자가 2만명이 안 된다. 하지만 세계 와인 시장을 평정하지 않았나. 네덜란드 바이닝햄도 인구 3만6000명 밖에 안 되지만 석박사가 무려 1만2000명 가까이 된다. 이들이 푸드산업에서 60조를 만들어낸다. 제주도에 특별자치도답게 과감한 실험을 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확실하게 주어야 한다. 말이 경제자유구역이지, 자유가 없으면 될리가 없다.
▶원 지사 = 농촌을 살리는 방법은 보조금을 주는게 아니라 과감한 지역의 특색과 장점을 살리도록 분권을 허락해줘야 한다. 기업 도시의 경우 기업이 빠지면 망한다.
미국의 썬 시티는 치매 환자에 대해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 강원도에도 그런 도시를 만들 수 있고, 어린 아이들이 미꾸라지 잡으면 체험할 수 있는 농촌 도시도 만들 수도 있다. 사람들이 모여들 수 있도록 지역만의 특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대도시에는 찾을 수 없는 다양한 개성을 살린 농촌과 중소도시들이 많아 만들어져야 한다.
▶이 원장 = 중국인 1억2000만명이 해마다 해외 여행을 간다. 앞으로 건강 관광 등 특화된 도시가 충분히 생겨날 수 있다. 거기에 대도시 못지 않은 일자리, 의료, 교육 시스템이 들어가면 성공한다. 국가가 이에 대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온라인 혹은 디지털 형태의 지원을 최대한 살려서 일자리와 의료와 교육의 시스템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핵심이다.
▶원 지사= 문제는 이를 다 베껴서 도시마다 모든 것을 다 갖추려고 한다. 예산을 1/n로 나눠서는 하나도 성공할 수 없다. 평균주의, 베끼기만으로는 어렵다.
▶이 원장 = 이제는 일류 종합대학은 없다. 일류 단과학과가 있고, 연구 중심학과가 있을 뿐이다. 특화된 전문화된 도시에서 경제력이 강하고 생활비는 싸지만 경쟁력이 있는 도시를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가 가야 할 가장 강력한 길이다.
사회= 도시 간에 서로 대타협을 해야 한다. 제주 제2공항도 만들고, 아시아에 관광객들이 제주를 비롯한 한국에 많이 오게 해야 하는데 어떤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나.
▶원 지사= 국가적 차원에서 전체적인 전략을 그리고, 각 지자체간에 서로 주고받기를 잘 해야 한다. 제주 2공항은 갈등이 크지만 해결될 것이다.
▶이 원장 = 인천 공항 늘렸는데 또 모자란다. 옆에 7억명의 중산층이 움직인다는 것을 생각하면 제주도 2공항, 3공항 계속 지어야 할 수 있다. 아시아를 하나의 시장이라고 보면서 한반도를 아시아 중산층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장으로 만들면 된다. 일본은 벌써 공항을 14개나 늘렸다. 지방공항을 다 살렸다
▶원 지사= 저비용항공, 교통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수요 자체에 대해서 다시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이난에서 둥지를 튼 블록체인 회사 후비오는 관광객을 대상으로라도 공동 토큰을 쓰도록 하자고 하더라. 공동토큰은 생태에 기여하는 행동을 했을 때 마일리지를 주고 이를 제주도에 왔을 때도 쓸 수 있게 하는 식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아이디어들이 많고 실행에 옮기면 된다.
▶이 원장 = 우리나라 경제자유구역은 8개가 있고 중국도 8개다. 중국은 경제자유구역이 성공했는데, 우리는 성공한 경제 자유규역이 없다. 제주도는 특별하다고 했는데, 안 특별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실험이 필요하다. 우리가 어떤 제도를 한 지역에서 실험을 해보자. 그러면 오류와 성과가 드러난다. 나는 그런 과감한 실험을 해 보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도시도 벤처일 수 있다. 그런 것을 우리가 시도할 필요가 있다.
▶원지사= 특별, 자유라는 것에서 고뇌가 많다. 특별이라고 하면서, 어떤 아이디어를 내면 형평성에 안 맞는다고 한다. 형평성에 맞으려면 특별이 아닌 보편, 보통이라는 말을 써야 한다. 보조금을 달라는게 아니다. 보조금은 보편, 자유는 특별히 주라. 대신 자유에 대한 실패의 위험도 우리가 관리할 것이다. 그것을 관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우리가 승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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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 28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원희룡 제주지사(왼쪽)와 이광재 여시재 원장이 국가 경쟁력과 도시 발전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가운데는 특별대담 사회를 맡은 서양원 매일경제 편집이사. |
▶원지사 = 당장은 제주도에 대한 책임을 다할 것이다. 탄핵의 후폭풍이 워낙 컸던 지난 대선을 생각하면 후회와 자괴감이 많이 든다. 치열하게 싸웠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미 흘러간 것이고. 촛불 정권이 잘해주기를 바란다. 어차피 양 극단을 제외하고 건강한 진보와 보수가 경쟁하고 싸워야 한다고 본다. 누가 되든 권력의 속성 때문에 폐쇄적이 된다. 비판받는 것에 대해서 반박하고 정색하고 누르게 되는 것이 권력의 속성이다. 집권했으면서도 한없이 겸손하고 한없이 열려 있기는 힘들다. 입장이 다른 사람을 통해서 전체적인 조화를 맞춰 가는 것이 민주주의다.
▶이원장 = 정치에서 떠난지 오래됐다. 나는 83학번인데, 4·19시절에 국회의원을 하셨던 분이 학교에 강의를 왔다. 언제 때 4·19인데 저걸 가지고 국회의원을 하실까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도대체 시대정신이라는 게 무엇일까 생각을 해 본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이 30년이 지났다. 그래서 첫번째는, 지금의 시대 정신을 수용할 만한, 앞으로 밀고갈만한 에너지가 어디에 있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해 본다. 두번째는, 과거에는 나이 이런 걸 많이 생각해 봤는데, 얼마전에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 전기를 읽으면서 크게 깨달은 바가 있다. 그 분이 84세에 대통령을 했다. 이 분은 이스라엘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난 다음 6년 뒤 폭싹 망하고 사회주의 국가를 시작했다. 자본주의 국가를 접목시키는 어마어마한 결단과 피나는 투쟁의 한가운데 있었던 사람이다. 이 분이 젊다는 것은 과거에 해 온 일보다 아직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많다는 것이라고 했다. 꿈이 많으면 젊은 것, 없으면 늙은 것이란 얘기다. 시대정신을 누가 끌고 갈까가 중요한 문제 같다. 정치를 보며 내가 느끼는 것은 권력과 정치의 이혼 상태다. 권력은 무엇을 할 수 있는 힘이고, 정치는 무엇을 할 건가를 결정하는 능력인데, 무엇을 위해 국민을 위해 할건가는 너무 적고 권력 추구가 크다. 정치는 권력을 획득하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우리가 선거를 많이 하지만, 사실 모두 보수정당이라고 봐야 한다. 사실 공
[정리 = (보아오) 유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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