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석방하라" 서초동 검찰개혁 문화제…보수표방 단체, 공수처 반대 '맞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구속되고 난 뒤 첫 주말인 어제(26일) 여의도 등 서울 도심에서는 검찰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었습니다.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4시께 국회 인근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제11차 촛불문화제'를 열고 국회에 검찰개혁 관련 법안 처리를 촉구했습니다.
주최 측은 "(검찰개혁을 위해) 검찰에 분명히 시간을 줬지만, 스스로 할 수 없다면 국민의 힘으로 검찰을 바꿔야 한다"며 "국회는 즉각 국민들의 요구에 응답하라"고 주장했습니다.
연사로 나온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대한민국 검찰은 공정한 검찰이 아닌 정치검찰·편파검찰이고, 자유한국당을 비호하는 최악의 집단으로 전락했다"며 "반드시 시민의 힘으로 검찰을 바로잡고,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를 완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집회로 여의도공원 인접 여의대로 서울교 방향 8개 차선이 통제됐으며 여의도공원 11번 출입구에서 서울교 교차로까지 여의대로 약 1.1㎞ 구간이 시민들로 가득 찼습니다. 주최 측은 집회 참석 인원을 따로 밝히진 않았습니다.
집회 참가자들은 "설치하라 공수처", "내란음모 계엄령 특검"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습니다. 또 "응답하라 국회"라고 적힌 노란 풍선과 태극기 피켓을 든 시민들도 많았습니다.
서초구에 사는 직장인 54세 황석건씨는 "언론 보도가 왜곡됐고, (조 전 장관 일가를 향한) 검찰 수사가 불공정하다고 생각한다"며 "언론과 검찰이 국민을 위하지 않고, 정의에 어긋나고 있다고 생각해 개혁을 요구하기 위해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치고 국회를 지나 자유한국당사까지 행진했습니다.
이들은 행진 도중 국회 앞에 멈춰 "국민이 바라는 공수처 설치에 발목 잡는 의원들이 있다"며 국회 의원회관을 향해 야유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돌발상황을 대비해 당사 주변에 경비병력을 배치하고, 집회 참가자들이 물건을 투척하지 못하도록 방지망도 설치했습니다.
한국당 앞에 모인 집회 참가자들은 "공수처를 설치하라", "정치검찰 물러가라", "토착 왜구 물러가라" 등 구호를 외친 뒤 오후 9시께 해산했습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도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문화제가 열렸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루리웹' 회원들로 구성된 '북유게사람들'은 오후 6시께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부근에서 검찰 개혁, 공수처 설치 등을 요구하는 시민 참여 문화제를 열었습니다. 이날 문화제에서는 "우리가 조국이다", "정경심을 석방하라" 등의 구호도 나왔습니다.
반면 자유연대, 나라지킴이고교연합 등 보수 표방 단체들은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맞불 집회'를 열었습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자유연대 집회에는 1천여명이 참가했습니다. 집회 참가자들은 "공수처 반대! 문재인 퇴진!", "공수처는 문재인 친위부대"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관악구에 거주하는 주부 49세 오모 씨는 "조 전 장관 자녀의 입시비리 의혹을 보고 너무 배신감이 들었다. 이런 사람을 장관으로 임명한 문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며 "공수처가 설치되면 지금처럼 검찰이 공정한 수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공수처를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우리공화당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0주기를 맞은 이날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입원 중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태극기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석방하라", "조국 가족사기단 구속하라" 등 구호를 외쳤습니다. 집회에는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와
우리공화당은 오후 3시께 광화문으로 이동해 재차 집회를 연 뒤 오후 7시 40분께 해산했습니다. 우리공화당은 이날 집회에 총 10만명이 참석했다고 추산했습니다.
이밖에 이날 광화문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하야와 조 전 장관 구속을 요구하는 보수 표방 단체와 대학생 단체 집회도 열렸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