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결국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지 못하고 평양을 떠난 것으로 보입니다.
카터의 방북을 놓고 북한과 미국이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인데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박호근 기자!
(네, 통일부에 나와있습니다.)
【 질문 1 】
카터 전 대통령이 평양을 떠나 귀국길에 오르면서 김 위원장의 면담은 결국 불발된 건가요?
【 기자 】
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카터의 방북과 관련한 보도를 냈는데요,
"카터가 김정일 위원장의 특사권 행사를 요청하는 편지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위원장을 통해 올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이 이 편지를 김 위원장에게 직접 전달하지 않은 걸로 봐서,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방중이 갑자기 결정되면서 김 위원장이 카터와의 면담을 뒤로하고 방중 길에 올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른 배경은 의도적으로 무시한 전략일 수 도 있습니다.
미국이 대북 추가 금융제재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 맞서 미 행정부 측을 자극하기 위해 짠 극본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미 행정부는 상당히 자존심이 상할 만 한데요,
이에 대해 미국 측은 이번 카터 방북이 정부와 관련이 없다는 점을 애써 부각시키는 모습입니다.
미 국무부는 필립 크롤리 공보담당 차관보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은 곰즈 씨를 데려오는 유일한 목적을 위해 이뤄진 사적이고, 인도주의적이며 비공식적인 임무였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무부는 또 "미국 정부는 이번 방북을 제안하거나 주선하지 않았다"면서 "북한의 방북 제안을 수용하겠다는 카터 전 대통령의 결정에 동의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은 카터 전 대통령이 박의춘 외무상 과 만나 "북미관계 문제와 6자회담 재개, 조선반도 비핵화 실현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어쨌든 카터의 방북을 놓고 북한은 일종의 북미대화로 보고 있고, 미국은 사적인 방문으로 평가절하며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인데요,
김 위원장의 방중과 겹친 이번 카터의 방북이 향후 북미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 질문 2 】
정부 쪽에선 김 위원장이 베이징까지는 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요?
【 기자 】
네, 일단 특별열차의 이동 경로를 봤을 때 거리가 너무 멀어 베이징행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입니다.
따라서 동북 3성에서 머물다 귀국하는 시나리오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이 경우 방중 목적은 9월 대표자회를 앞두고 권력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김정은이 적통임을 국내 인민들에게 알리는 데 비중이 실립니다.
지린에서 김일성 주석이 다녔던 위원 중학교와 항일유적지 베이산 공원을 방문한 것이 이런 추정을 뒷받침합니다.
청와대 관계자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목적에 대해 "북한 국내용인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창춘과 지린, 투먼을 연결하는 이른바 '창지투 선도구' 개발과 관련해 북중 경제협력과 투자를 얻기 위한 행보로도 해석됩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과거 방중 때 베이징을 찾지 않았던 적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베이징에 입성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 창춘에서 다시 선양으로 내려와서 베이징으로 가는 길로, 상당이 먼 거리를 돌아가게 됩니다.
지금까지 통일부에서 MBN뉴스 박호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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