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면허 실기시험 문제를 유출한 학생과 교수가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환자의 생명을 책임질 예비 의사들이 벌인 일이라 충격은 더 큽니다.
이성훈 기자입니다.
【 기자 】
한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글입니다.
지난해 치러진 의사면허 실기시험 문제가 그대로 복원돼 있습니다.
'전국 의대 4학년 협의회'가 홈페이지를 만들어 먼저 시험을 치른 학생들이 문제를 올리도록 한 것입니다.
▶ 인터뷰 : 강 모 씨 / 전국 의대 4학년 협의회 회장
- "어떤 면에 주안점을 두고 연습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서로 얘기를 하면서 (문제를) 공유하는 거죠…"
의료법상 시험을 보고 나서 문제를 공유하는 것은 위법.
하지만, 학생들뿐 아니라 채점관이었던 교수들마저 부정행위에 가담했습니다.
▶ 인터뷰 : 장병덕 /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대장
- "(교수들은) 시험이 종료되면 소속학교 학생들에게 시험 문제와 채점 기준 등을 불러줬습니다."
학생들은 실기시험이 51차례로 나눠 치러진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실기시험은 모의환자가 있어야 하는데다 고사장도 한 곳밖에 없어 응시생들이 한꺼번에 시험을 볼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 인터뷰 : 이경신 /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시험관리국장
- "학생들이 발견한 틈은 장기간 시험이 치러지는 거였거든요… 앞으로 실기시험센터를 더 많이 확보…"
지난해 이렇게 허술한 시험을 치르고 의사가 된 사람은 응시생 3천3백여 명 가운데 3천 명이 넘습니다.
생명을 다루는 의사 면허시험이 허울뿐인 통과의례로 전락한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