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일당이 돈을 가로채려면 꼭 필요한 게 바로 대포통장이죠.
은행 직원 행세를 하며 대출을 미끼로 통장을 모아 중국으로 보낸 공급 조직이 처음 적발됐습니다.
이병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 남성이 은행의 자동현금지급기 앞에 서 있습니다.
돈을 꺼내 막 송금하려는 순간, 경찰이 들이닥쳐 이 남성을 제압합니다.
44살 전 모 씨가 보이스피싱으로 가로챈 돈을 중국 총책에 보내는 겁니다.
▶ 인터뷰(☎) : 심 모 씨 / 피해자
- "정말 철저하게 해놨더라고요. (사기 같다는) 의심을 계속하다가 결국은 당한 거죠."
보이스피싱 범행에 필요한 국내 은행 통장 모집은 41살 태 모 씨 일당이 맡았습니다.
태 씨는 금융회사 직원을 사칭해 대출을 미끼로 통장을 건네받는 수법을 이용했습니다.
지금 저희 쪽에서 확인해 본 결과 고객님 대출 실행이 가능하실 겁니다.
전화받은 상대방이 직장인인지 사업자인지 등에 따라 구체적인 대응 멘트까지 다양하게 준비했습니다.
▶ 인터뷰 : 태 모 씨 / 피의자
- "우리나라에서 신임도가 있고 그래서 금융회사라고 하면, 한 10명 중 5명 정도 속습니다."
태 씨 등은 이렇게 모은 통장을 1개당 45만 원에 중국 조직에 팔아 4개월 만에 2억 7천만 원을 챙겼습니다.
경찰은 태 씨를 구속하는 한편 다른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도 국내 은행 통장이 흘러들어 갔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 [freibj@mbn.co.kr]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