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준 기자입니다.
서울 구로구 디지털단지 내의 한 중소업체입니다.
이 회사는 99년 창사이래 단 한차례도 감원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또 생산직을 포함해 150명이 넘는 직원 가운데 비정규직은 한 명도 없습니다.
직원들은 대표를 뽑아 회사와 의견을 조율해나갑니다.
인터뷰 : 박현근 / 노사협의회 노측대표
-"복지 부분에서 직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회사가 거의 동의를 해주고 있습니다. 회사가 어렵다고 해서 강제퇴직시키거나 하지 않아 고용이 안정된 점도 큰 장점입니다."
특히 생산직 직원들에겐 작업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더 많은 배려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 이혁준 / 기자
-"1kg이 약간 넘는 CPU 냉각장치입니다. 같은 동작으로 옮기는 작업을 반복하게 되면 어깨에 무리가 올 수 있기 때문에 두시간 마다 돌아가며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 경영이념은 다름아닌 노사상생입니다.
인터뷰 : 남영우 / 잘만테크 상무
-"내부에서 단결된 힘이 나올 수 있을때만 외부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사관계는 기업경쟁력과 직결됩니다."
지난해 장기 노조 파업으로 심각한 조업차질과 실적악화를 맛봐야했던 현대자동차.
그러나 새해 새 각오를 다져야 할 시무식장은 노조 폭력사태로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회사측이 파업에 따른 생산목표 미달로 성과금 일부를 삭감하자 노조가 들고 일어선 것입니다.
인터뷰 : 송희석 / 현대차노조 대변인
-"특별교섭을 요청한 뒤 5일까지 기다려보고 안되면 파업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10일은 상경투쟁을 할 계획입니다."
연초부터 사태가 이 지경이니 올 한해 또 얼마나 긴 터널을 지나야할지 암담할 뿐입니다.
19년째 이어온 파업으로 현대차의 누적매출손실은 이미 10조를 넘었지만 여전히 노사는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사상생의 길을 걸어온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이 두 기업의 사례에서 보듯, 노사 양자가 가야할 길은 너무나도 명백해 보입니다.
인터뷰 : 이동응 / 경영자총협회 전무
-"노와 사의 상생관계는 기업이 양보하고 노동자도 양보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는 기업을 만드는데 있습니다. 그래야 일자리도 오래가고 기업도 성장합니다."
노동계도 무조건 사측에 부담을 전가하기 보다는 노동자 내부의 각성도 필요하다는데 인식의 괘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김종각 / 한국노총 정책본부장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규직 근로자의 양보가 필요합니다. 정규직 노동자가 제몫을 다 찾아가고 비정규직에 전가되는 희생은 지양해야 합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제 노사상생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새해벽두부터 불거진 현대자동차 시무식 폭력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이제는 노와 사가 한발짝씩 물러서 상생의 지혜를 모을 때입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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