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가 의심되는 이웃을 신고해 사건을 해결한 주부의 사연이 온라인 상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한 온라인 게시판에 '경찰에 신고해야할까요'란 제목으로 올라온 이 글은 4일 현재 조회수 1만3000건을 넘어섰다.
자신도 6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지금 사는 집에 이사 온 지 7개월째"라며 글을 시작했다.
글쓴이는 이사를 온 후 아들의 교육 방법을 고민하면서 주변에 학원을 알아보기 여념 없었다. 그러나 이곳저곳 학원을 방문하며 상담을 받자 어린 아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가까운 편의점에서 음료와 과자를 사서 아이와 함께 휴식을 취하고 있던 글쓴이에 눈에 들어온 것은 아들과 같은 또래의 남자 아이였다. 아이는 반대편 건물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 아들 손에 들린 과자만 쳐다봤다고 한다.
글쓴이는 "또래 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불러서 같이 과자를 먹으라고 했다"면서 "잘 먹는 것보다는 오히려 '허겁지겁' 먹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글쓴이는 당혹스런 마음에 아이스크림을 두 개 사 아들과 나눠 먹이고는 고민에 빠졌다. 상당히 마른 체형에 세탁이 안 된 옷을 입은 아이에게서 불안한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과일을 먹으러 놀라오라고 초대하면서 부모님께 허락을 받고 오랬더니 '엄마는 없고 아빠는 술 먹고 잔다'고 하더라고요. 이후에 같은 골목에서 몇 번 마주친 적이 있는데 똑같은 옷을 입고 있었고…"
글쓴이는 안타까운 마음에 가끔씩 아이를 집에 초대했고 하루는 같은 동네에 위치한 아이의 집 앞까지 따라 가봤다고 한다. 아이의 집 문 앞에는 세워진 많은 소주병을 확인한 글쓴이는 남편과의 상의 끝에 결국 구청에 도움을 요청했다. 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지 의심스러웠지만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이도 아이는 글쓴이와 구청의 도움을 받아 불안한 양육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글쓴이는 "구청에서 인력이 파견돼 아이의 주거문제와 현 상태에 대해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했다"며 "1주일 동안 신속하게 일처리가 되서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아이의 아버지는 기초생활수급자이지만 일정한 직업이 없어 아이 양육의 전념할 수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아이에 대한 폭력이나 폭언은 없으며 단지 생활고에 지쳐 무관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글쓴이는 "아이 아버지는 사회복지사를 통해 아이를 챙겨준 나의 이야기를 듣고는 연신 감사하다고 인사했다"며 "알코올 의존증이 문제였을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구청과 연계된 곳에서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기로 한 것으로 안다"며 "아이도 근처 어린이집에 등록했다"고 기쁜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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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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