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그동안 남북갈등의 상징과도 같았던 김포 애기봉이 얼마 전 전격 철거됐습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안전문제인데, 시점이 절묘해서 남북화해의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노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성탄절을 사흘 앞둔 밤.
김포 애기봉 등탑에 환한 불이 들어옵니다.
등탑이 체제선전이라고 비판해온 북한의 조준사격 위협 속에도 정부는 종교단체의 점등을 허가했습니다.
▶ 인터뷰 : 김충립 / 목사
- "북한 주민들에게 기독교의 평화를 전달하려고, 온누리에 평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2년 전 이 점등이 마지막, 정부는 이 달 중순 애기봉을 전격 철거했습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43년 된 철탑의 안전문제.
그런데 시점이 미묘합니다.
서해 북방한계선과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최근 잇따라 벌어진 북한과의 교전 직후 철탑이 철거됐기 때문.
무너질 위험이 있다면 충분히 보강할 수 있는데도 철거를 택한 건 남북 2차 고위급 회담 성사를 위해 북에 유화적 제스처를 던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일단 정부는 남북관계와의 관련성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한노수 / 해병대 2사단 정훈공보실장
- "이곳 애기봉이 일반 관광객도 많이 오시는 안보관광지이다 보니까 일반 국민의 안전을 고려해서…."
43년 간 일촉즉발의 긴장 한복판에 서있던 애기봉 철거.
의도야 어찌됐든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남북관계에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todif77@naver.com]
영상취재 : 이원철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