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자동차 노조가 은퇴를 앞둔 '베이비 붐 세대' 노조원을 위한 전원주택 입주 희망자를 모집한 결과 예상을 넘는 많은 직원들이 신청해 주목을 끌고 있다
4일 현대차 노조(금속노조 현대차지부)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전국에 전원주택 4000가구(울산 2000가구) 건립을 목표로 노조원들로부터 신청을 받은 결과 6800여명이 신청을 받았다. 최근에도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매년 20~30가구씩 10여개의 단지를 단계적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계획대로 추진되면 울산 인근에만 100개 안팎의 현대차 노조 마을이 생겨나게 된다. 노조가 대규모 전원주택 단지를 만든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울산 근교 땅값이 들썩이는 등 벌써부터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한삼건 울산대 교수(건축학부)는 "퇴직 이후 전원주택을 꿈꾸는 것은 베이비붐 세대의 일반적인 희망”이라며 "근로자로 힘들게 살아온 만큼 그 욕망도 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업화 초기 울산에서 근무한 현대차 근로자들은 공장 인근 주택에서 방 1개에 몇명씩 숙식을 하는 등 열악한 주거 환경 속에서 일을 했다. 생활 형편이 나아진 뒤에도 주야간 맞교대 근무 때문에 대부분 공장과 가까운 사택이나 도심 아파트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전원주택을 동경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을 울산만의 독특한 현상으로 보고 있다. 생산직 퇴직자나 퇴직 예정자들은 보통 수익형 상가 건물이나 원룸을 선호하는 데 근로자들이 전원주택에 관심을 갖는 현상은 다른 지역에서는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 현대차 노조는 전원주택 입주를 희망한 조합원중 70% 정도는 실거주가 아닌 투자가 목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울산의 한 공인중개사는 "현대차 직원들의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퇴직 이후에도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라며 "만일 투자 목
김정민 영산대 교수(건축플랜트학과)는 "대기업 노조의 사회적 책임을 생각한다면 차라리 낙후된 시골 마을에 전원주택을 조성해 마을에 활력을 불어 넣고 지역을 발전시키는 공익적 목적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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