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치매환자의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은 베타아밀로이드(β-amyloid)라는 독성 단백질이 뇌에 침착돼 발생한다. 국내 치매환자는 급격한 고령화로 2012년 54만명, 2030년 127만 명, 2050년 271만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치매를 예방하고 치료하려면 뇌 신경세포간 연결을 끊고 뇌 세포들을 파괴해 치매 발병을 유발하는 베타아밀로이드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면 된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현국 교수팀은 인지 기능이 정상이더라도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에 침착되고 있다면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뇌의 네트워크 협력체계도 함께 파괴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11일 밝혔다.
임현국 교수팀과 미국 피츠버그 의대 알츠하이머 연구팀은 인지기능이 정상인 노인 56명을 대상으로 아밀로이드 단백질 침착여부와 뇌 기능 신경망을 측정해 이를 분석해 얻은 결과다. 아밀로이드 단백질은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으로 꼽히는 핵심 물질로, 그동안 기억력과 연관된 뇌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의 연결성을 떨어뜨린다는 보고는 있었지만 다른 뇌 신경망 네트워크, 특히 집중력과 수행능력과 연관된 중앙집행기능 네트워크(CEN)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 증상이 당장 없더라도 아밀로이드 단백질 침착 정도와 뇌 신경망 연결 상태에 따라 치매 발병 가능성과 발생시기를 예측하고, 사전에 원인 요소를 제거해 치매를 예방하고 차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연 것이다.
알츠하이머병은 진행 자체를 막을 수 있는 치료제 개발에 잇달아 실패하고 있으며, 개발된 아밀로이드 백신도 치매가 이미 진행된 환자에서는 그 효과가 매우 제한적이다. 따라서 알츠하이머 치매는 조기 진단 및 치료와 함께 발병되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임현국 교수는"현재 인지 기능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정상 노인일지라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 치매라는 시한폭탄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며"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한 신경망연결성 예측 시스템과 아밀로이드 양전자 단층촬영(PET)을 이용한다면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전 이를 확인할 수 있어 사전에 적절한 약물을 사용하거나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제거해 발병을 최대한 늦추거나 사전에 발병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신경과학학술지 브레인(Brain·IF=10.226)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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