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터널은 5km가 넘습니다.
터널은 점점 길어지는데 대피할 공간은 마땅치 않아, 대형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합니다.
김용준 기자입니다.
【 기자 】
터널 끝 차선에 차 한 대가 서 있습니다.
이 차를 피하려던 대형 트럭을 뒤따르던 또 다른 트럭이 들이받고, 서 있던 사람까지 덮칩니다.
사고 차량을 옮겨놓을 공간이 있었다면 피할 수 있었던 2차 사고입니다.
길이가 5km가 넘는 배후령 터널.
한참을 가야 겨우 비상주차대가 나옵니다.
비상주차대 사이에 차가 고장 나면 일단 갓길에 세워야 하는데, 폭이 60cm밖에 안돼 갓길이라고 하기도 민망합니다.
반대편 차선 상황은 더 열악합니다.
비상주차대가 아예 없습니다.
▶ 스탠딩 : 김용준 / 기자
- "그나마 마련된 갓길도 폭이 너무 좁아 2차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큽니다."
1.5km가 넘는 서울 남산1호터널도 비상주차대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터널 안 화재 등 사고 시 탈출로인 비상구 표시도 엉망입니다.
뛰는 방향이 먼 쪽이라 위급한 상황에서 가까운 쪽을 두고 1km나 뛰어갈 판입니다.
▶ 인터뷰 : 이성렬 /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 "사고상황을 회피할 수 있는 여유공간 확보나 길 어깨, 길 가장자리 부분, 응급상황 시에 차량 비상 정차공간에 대한 거리가 단축될 필요가…."
전문가들은 터널이 점점 길어지는 추세라 사고가 나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회차로 도입 등 터널만을 위한 도로규정을 만드는 등 전반적인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MBN뉴스 김용준입니다.[kimgija@mbn.co.kr]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최대웅 기자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