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여러분 '달콤창고'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한 SNS 사용자들이 지하철 보관함과 대학교 사물함 등을 꾸며 간식거리 공유 창고로 만든 건데 낯선 사람들끼리 마음을 나누는 장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박준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지하철역의 한 물품 보관함.
보관함을 열어 보니 초콜릿, 사탕 등 먹을거리와 메시지가 한 가득입니다.
한 익명 SNS의 사용자들이 서로를 응원해주자는 취지에서 만든 간식거리 공유 보관함으로 이른바 달콤창고입니다.
위치와 비밀번호는 SNS에 공개되고, 누구나 간식을 가져가거나 채워넣을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김보미 / 지하철역 달콤창고 이용자
- "SNS 통해서 알게 됐는데 와서 보니까 맛있는 것도 많이 있고, 저도 앞에 편의점에서 사서 넣게 됐어요."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적으로 수십 개가 생겨났지만,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국내 1호인 서울 강남역 달콤창고는 지난달 문을 닫았습니다.
안에 든 간식거리를 누군가 모두 챙겨가는가 하면, 보관기간이 지났지만, 사용 연장 비용을 내지 못해 폐쇄되는 일도 더러 있었습니다.
▶ 스탠딩 : 박준우 / 기자
- "보관기한이 만료된 뒤에도 찾아가지 않은 물품은 이곳 물품 보관소로 오게 됩니다. 폐쇄된 달콤창고 3곳에서 모인 물건들이 이렇게 쌓여 있습니다."
하지만, 달콤창고는 점차 저변이 확대되면서 대학 캠퍼스에도 자리 잡았습니다.
▶ 인터뷰 : 송인규 / 대학교 달콤창고 이용자
- "일단 문을 딱 열었는데 마음이 많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아무래도 모르는 사람인데도 서로 나눌 수 있다는 게 기분이 굉장히 좋았어요."
지하철역 바로 앞에 위치한 음식점은 SNS 사용자의 조언을 받아들여 냉장고를 달콤창고로 꾸미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정종훈 / 음식점 달콤창고 운영자
- "(손님들이) 굉장히 좋아하시면서 갖고 있던 걸 놓고 가시는 분도 계시고, 제가 이 가게를 운영하는 한 계속 쓸 수 있으니까 손님들도 마음 놓고 이용하실 수 있고 더 좋겠죠."
한 SNS에서 시작한 익명의 나눔 문화가 지친 일상에 달콤한 위로가 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준우입니다. [ideabank@mbn.co.kr]
영상취재 : 김 원, 양현철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