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2013년 이후 발생한 물빠짐 현상은 인근 제2롯데월드와 지하철 9호선 공사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서울시는 이로 인한 주변 지반 침하 위험성은 낮은 것으로 결론 내렸다.
6일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석촌호수 수위저하 원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수위 저하의 직접적인 원인이 제2 롯데월드와 9호선을 시공한 롯데건설과 삼성물산 등에 있다는게 골자다.
2013년 이후 송파구 일대에서는 도로함몰 사태가 잇따랐고, 석촌호수 수위까지 줄며 지반 침하에 대한 시민 우려감이 커졌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8월 한국농어촌공사에 의뢰해 수위 저하 원인 조사를 의뢰했고, 6일 최종 결과가 나왔다.
김학진 서울시 물순환기획관은 “호수 수위 저하는 제2롯데월드, 지하철 9호선, 주변 대형 신축건물 8곳 공사 영향을 복합적으로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화학적 성분 검사(동위원소 분석) 결과 석촌호수 물이 제2롯데월드에서 빠져 나온 물과 유사하고, 지하철 9호선의 물과도 일부 비슷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공사 이전 시기와 비교했을 때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각 공사장 방향으로 물 흐름이 바뀌었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았다.
호수 물빠짐 현상이 눈에 띄게 두드러진 것은 2011년 10월부터 2013년 10월까지다. 2년간 무려 0.5m가 빠졌다. 2010년 평균 4.68m였던 수위는 2011년 10월 4.57m로 떨어지더니 2013년 10월까지 4.17m로 낮아졌다. 이 때 인근에서는 제2롯데월드와 9호선 확장 공사가 한창 진행됐다. 현재 호수는 정상 수위(4.83m)를 회복한 상태다.
시기적으로 수위 저하에 영향을 준 공사장은 각기 달랐다. 제2롯데월드는 2011년 10월~2012년 3월까지 물빠짐 현상에 대한 영향력(수위 저하 기여율)이 72%였지만, 점차 공사가 진척되면서 2012년 말~2013년 초에는 36%로 떨어졌다.
반면 9호선 공사는 2012년 3월 기여율이 25%에 그쳤지만, 2013년 10월에는 53%까지 영향력이 커졌다. 공사장별로 한창 땅을 파던 시기가 다르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한 것이다. 제2롯데월드는 내년말, 9호선 연장 공사는 2018년 완공된다.
서울시는 개별 기업에 지하수 유출에 대한 책임은 따로 묻지 않기로 했다. 지반 안전성에 큰 문제가 없고, 공사 완료에 따라 주변 지하수위가 회복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형 공사에 따른 지하수 유출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지하수 이동 속도가 느려 도로 함몰 원인인 토사 유출을 일으키기는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대신 시 당국은 올해부터 대형 굴착 공사장 유출 지하수를 관리하기 위한 현장점검팀을 운영하기로 했다. 또 지하수 유출이 감지되면 즉시 신고하도록 관련 조례를 개정하고, 대형 공사장 지하수 자료 제출은 의무화한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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