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영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공학자이면서도 화가다. 일반 화가와 다른 점이 있다면, 붓이 아니라 컴퓨터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다. 그가 ‘알고리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명령어로 구성된 일련의 절차)을 설계하면, 이 알고리듬이 그림을 그려낸다. 김 교수가 만든 알고리즘의 상상력은 인간을 능가한다. 수천 수만 가지 다른 패턴의 그림을 거의 무한대로 창조해낸다. 그는 이를 일컬어 ‘다름의 무한증식’이라고 불렀다.
공학자인 그가 ‘그림’이라는 ‘외도’를 시작한 까닭은 무엇일까? 김 교수는 “십수년간 연구한 알고리즘을 통해 그림을 그려보면 어떨까하는 호기심에서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시작한 그림은 전문 화가 수준이다. 전시회도 열었고 2012년에는 강남세브란스 병원에 작품 5점을 기증하기도 했다. 김 교수가 그린 그림은 ‘변분예술(Variational Art)’이라는 새로운 미술 분야로 자리잡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의 외도는 본업인 공학과 무관하지 않다. 공학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는다. 그렇기에 그의 외도는 공학자로서 ‘창조적 외도’인 셈이다. “전공분야에서 얻은 지식을 다른 분야에 퍼뜨림으로서 (전공분야에서도) 새로운 ‘영감’ 또한 얻을 수 있어요. 전문성을 바탕으로 타 분야에 도전해 얻는 시너지의 선순환이 (공학과 인문학을 결합하는) ‘통섭’의 핵심입니다.” 공학지식으로 그림을 그리고, 그림을 그리면서 공학적 영감을 얻는 김 교수의 작업이야말로 통섭의 예라 할 수 있다.
엔지니어의 요람인 서울대 공대에는 이처럼 전공분야를 살리는 창조적 외도를 통해 ‘통섭’의 길을 걷는 교수들이 여럿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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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문서 건축학과 교수 |
김태완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토론 교육을 통해 통섭의 길을 걷고 있다. 김 교수는 서울대 기숙사 사감으로 재직하던 2013년 서울대 재학생 토론 프로그램 ‘아크로폴리스(일명 오바마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토론 훈련을 받은 서울대 대학생들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중학교 학생들에게 방과 후 토론 수업도 매주 진행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매년 토론 교육 방법론과 토론기술 등을 담은 토론 프로그램 활동집도 발간하고 있다. 이 활동집은 토론 교육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전국의 토론 교육자들에게 지대한 관심을 받았다.
김 교수에 따르면 공학과 토론은 시너지 효과가 분명하다. 공학에서 배울 수 있는 문제해결능력과 유연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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