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 14일 열린 민중총궐기 대회 폭력 사태와 관련해 민주노총 등 8개 참가단체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국내 ‘노동 운동의 심장’ 민노총 본부를 경찰이 압수수색한 것은 1995년 민노총 설립 이래 처음이다.
경찰은 민노총 사무실 등에서 경찰관에게 탈취한 것으로 추정되는 경찰 무전기와 진압 헬멧을 찾아냈다. 또 손도끼, 해머, 밧줄 등 불법집회에 사용될 수 있는 도구도 발견됐다며 압수물품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22일 서울지방경찰청은 전날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건물의 민노총 본부를 비롯해 금속노조, 민노총 서울본부, 금속노조 서울지부, 건설산업노조, 건설노조, 플랜트노조, 공공운수노조 등 8개 단체 사무실 12곳을 동시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사실상 이들 단체가 폭력 시위를 기획·주도한 것으로 보고 증거물을 확보했다. 경찰은 집회 당일 차량 3대가 민주노총 서울본부에서 시위 현장까지 밧줄과 철제 사다리, 쇠파이프 등을 운반한 정황을 확인했다. 압수수색 결과 컴퓨터 하드디스크, USB, 서류 일부도 확보했다.
일부 컴퓨터의 하드디스크가 미리 분리돼 있거나 없어져 있는 등 증거인멸 정황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민노총 본부 14층 사무실 내 데스크톱 컴퓨터 52대 가운데 46대의 저장장치가 없었다.
압수물품은 21일 오후 5시께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공개됐다. 경찰 무전기와 진압 헬멧 각 1개, 해머 7개, 절단기 7개, 지름 4cm 가량인 밧줄 등이다. 경찰은 이들 물품이 14일 집회의 불법행위에 사용됐는지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민노총 측은 경찰이 과잉 진압 여론을 잠재우고 12월 5일 2차 총궐기 집회를 약화하기 위해 ‘공안 정국’을 만들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노총은 손도끼는 분쟁 사업장에서 땔감을 자를 때 쓰는 것이며 해머는 파업 출정식 등에서 ‘얼음 깨기 퍼포먼스’를 할 때 쓰는 물품이라고 설명했다. 밧줄은 지난 2013년 철도노조 지도부 체포 당시 안전망으로 썼으며, 경찰 무전기는 시민이 습득해 경찰에게 돌려주라며 건넨 것을 보관하고 있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전문수사관을 대거 투입해 압수품을 분석하고 불법 집회를 사전 기획한 공모자와 배후세력을 추적해 엄정하게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은 민중총궐기 대회의 폭력 사태와 관련해 전국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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