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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역 고가 폐쇄 후 첫 평일 출근 날 꽉 막힌 도로 <김재훈 기자> |
#2. 은평뉴타운에 사는 김상균 씨(27)도 중구 서소문에 위치한 직장에 늦게 도착했다. 업무상 차량이용이 불가피한 김 씨는 정체를 우려해 평소보다 20분 이른 오전 7시20분께 집에서 출발했지만 출근시간이 지나도록 서대문 인근을 벗어나지 못했다. 은평구와 서울역을 이어주는 통일로가 서울역 고가 우회차량의 통행량 증가로 정체되면서 독립문 인근까지 속도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결과였다.
서울역 고가도로 폐쇄 후 처음 맞는 평일인 14일에 서울역을 남북으로 잇는 통일로와 송파대로 등 간선도로는 출근시간부터 퇴근시간까지 내내 극심한 정체를 겪었다. 용산에서 서울역을 잇는 청파로와 삼각지에서 서울역으로 이어지는 한강대로, 서울역 북쪽의 통일로는 고가 통제 전에 비해 차량 통제속도가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인근 직장인의 출근길을 고행길로 만들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교통상황 브리핑에서 숙대입구에서 염천교로 향하는 청파로의 차량 통행속도가 출근시간대(오전 7~9시) 평균 시속 18.1㎞로 지난주 월요일 같은 시간대 평균 26.9㎞)에 비해 32.7%(시속 8.8㎞)가 느려졌다고 밝혔다. 같은 시간 중림동 교차로와 염천교 교차로를 잇는 칠패로는 14.3㎞로 역시 1주전에 비해 속도가 27.0%(시속 5.3㎞) 감소했다. 한강대로 역시 시속 24.2㎞에서 18.8㎞로 느려졌다.
통일로(서울역~서대문)는 시행 전 시속 21.7km에 비해 이날 평균속도가 19.8km를 기록해 크게 줄진 않았지만 서대문역 교차로 등에서 신호대기와 꼬리물기로 체감 주행시간이 크게 늘어났다.
당초 우려와 달리 서울역 고가도로 우회구간(만리재로~청파로~칠패로~통일로~퇴계로)과 서울역 교차로는 혼잡도가 낮았지만 서울역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이어지는 간선도로가 막히는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다.
이날 한강대로(북쪽 방향)는 낮시간대에도 정체가 계속되면서 차량 통행속도가 시속 10km를 밑도는 구간이 많았다. 평일 낮에는 20분 이내로 걸리던 삼각지역에서 남대문경찰서 구간이 30분 가량 걸리는 경우도 많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변북로 등을 타고 서부지역에서 진입하는 차량이 마포대교~만리재~서울역 고가도로 구간을 이용하는 대신 한강대로로 우회한 결과”라며 “퇴계로와 만리재로의 출근시간대 통행 속도는 상대적으로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공덕동주민센터에서 남대문시장까지 3㎞ 구간의 평균 주행시간은 18분 30초로 고가 통제 전에 비해 7분12초가 더 소요됐다. 7분 50초 가량 더 걸릴 것이라는 당초 예측에 비해 오히려 통과시간이 줄어든 것이다.
교통량 역시 도심은 시행 전과 비슷하지만 서소문로와 새문안로 등 인접도로는 2.0% 증가했고 염천교는 5.2% 늘었다.
특히 운전자들이 원거리로 우회하면서 내부순환(26.9%), 강변북로(11.4%), 백범로(5.7%) 등에서 교통량이 증가했다. 만리재로와 퇴계로는 각각 40.9%, 53.3% 감소했다.
만리재로와 퇴계로의 통행량이 줄어들면서 지역 상인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당장 만리재로 서울역 고가 진입부 인근에 밀집한 기사식당들은 생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고 울상이다. 평소 차량통행이 수월할 때는 택시기사들이 차를 세워놓고 식사를 했지만 고가 폐쇄로 주변부 주차단속이 심해지면서 택시 발길이 뚝 끊겼다.
용산구 서계동 J기사식당의 주인 박모씨는 “단속차량이 식사시간에도 쉴새없이 오가면서 손님을 받을 수가 없다”며 “불법주차여서 어쩔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이대로라면 장사를 접어야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업무 관련 차량의 주차 대책과 주차장 확보 방안 등을 상인들과 협의할 계획이다. 또
신용목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서울시 직원들과 모범운전자들이 현장에서 상황을 살피며 미비책을 개선하고 있다”면서 “시민들도 당분간 교통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출퇴근시간 혼잡으로 불편할 수 있으니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석민수 기자 /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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