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와 계모 등으로부터 2년 동안 감금 폭행을 당하다 극적으로 탈출한 한 A양(11)이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다.
21일 인천 연수경찰서 관계자는 “일주일만에 키 120cm에 16kg 이었던 A양의 몸무게가 20kg으로 늘어났고 표정도 밝아졌다”고 전했다.
인천 한 병원에서 늑골 골절과 영양 보충 치료를 받고 있는 A양은 전날 방문한 수사팀에게 “경찰관 아저씨 고맙습니다.”라고 첫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자신을 구해준 데 대한 감사의 뜻이었다.
A양은 2013년부터 2년동안 인천시 연수동 빌라에서 아버지와 계모(동거녀), 동거녀의 친구(여성)로부터 상습 감금, 폭행을 당하다 지난 12일 빌라 2층 세탁실에서 가스배관을 타고 몰래 탈출했다.
A양으로부터 첫 감사의 인사를 받은 한 경찰관은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런 말을 할까”라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영양 보충 치료에도 잘 적응하고 있는 A양은 수사팀에게 양 손가락으로 ‘V자’를 그려보이는가 하면, 경찰관이 건네는 농담도 잘 받아쳤다고 경찰은 전했다.
연수경찰서 관계자는 “지난 12일 수사목적으로 촬영 또는 질문할 땐 마음의 문이 많이 닫혀 있는 상태였지만 지금은 약간의 농담을 주고 받을 정도로 심리적 안정을 되찾고 있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범죄심리분석과정(프로파일링)에서 아동학대 혐의로 구속된 A양의 아버지 박모씨(32)가 어릴적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박씨 동거녀(36)는 인천경찰청 프로파일러와의 면담 과정에서 “애 아버지(박씨)도 어릴 때 계부한테 학대를 받았다”고 진
경찰 관계자는 “박씨와 동거녀는 공범으로 확인됐고, 이들과 함께 산 동거녀 친구도 A양을 손으로 묶어 감금한 점은 인정했다”면서 “조만간 2차 조사를 벌인 뒤 주중 검찰로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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