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은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4가’ 시판 허가를 식품의약안전처로부터 획득했다고 24일 밝혔다. 세포배양 방식의 4가 독감백신이 시판허가를 받기는 세계에서도 처음이다.
4가 백신은 A형 2종과 B형 2종 등 사람에게 주로 유행하는 4종의 독감 바이러스를 모두 예방할 수 있다. 기존 3가에 B형 바이러스주 1종이 추가된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독감의 위험을 보다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4가 백신의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세포배양 방식은 생산량과 생산 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기존 유정란 방식과 달리 계란을 사용하지 않고 최첨단 무균 배양기를 통해 백신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항생제나 보존제를 투여할 필요가 없고, 계란 알러지가 있는 경우에도 접종이 가능하다. 또 생산까지의 기간이 유정란 방식보다 짧아 신종플루 같은 변종 독감이 확산되거나 독감이 대유행할 때에도 짧은 기간내에 대량으로 백신을 공급할 수 있다.
SK케미칼은 올해 국내 시장에 안착한 3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을 내놓았다. 출시 첫해 누적 주문·판매량 360만 도즈(1회 접종)를 돌파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접종이 가능한 4가 제품은 GSK의 백신이 유일하다. 지난달 녹십자가 4가 유정란 방식으로 허가를 먼저 받아 국산 1호 4가 백신의 타이틀을 차지했고 내년 접종이 가능하다.
세포배양 기술 방식의 SK케미칼 스카이셀플루도 허가를 따내 내년부터 접종에 들어갈 수 있어 향후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지난해 4500억원 규모였던 국내 독감백신 시장은 65세 이상 무료접종이 일선 병원으로도 확대되는 등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케미칼은 2008년부터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백신 연구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인프라 구축과 R&D에 약 4000억원을 투자해 경북 안동에 세계 최고 수준의 백신 공장 ‘L 하우스’를 완공했다. L하우스는 세포배양, 세균배양, 유전자재조합, 단백접합백신 등의 기반기술 및 생산설비를 보유해 다양한 종류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 SK케미칼은 이번 허가와 함께 글로벌 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지난 2010년부터 대유행 백신 등의 국내 자급이 가능하도록 국내 백신개발업체를 대상으로 기술 지원을 하는 협의체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허가·심사, 임상시험, 의약품 제조 및 품질
박만훈 SK케미칼 사장은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개발된 최초의 백신을 세계에 알리고 유럽, 미국 등 선진 의약품 시장에서 어깨를 겨루겠다”며 “향후에도 다양한 프리미엄 백신을 개발해 백신주권 확립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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