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에서 청년배당 정책의 일환으로 제공한 성남사랑상품권이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서 매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중고거래 페이지인 중고나라에는 성남사랑상품권(이하 상품권)을 매입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많게는 30%까지 할인한 가격에 상품권을 사겠다는 매입자도 있었다. 일부는 거래가 성사됐다.
중고나라는 현재 성남시의 협조 요청에 따라 상품권 매매 글을 삭제하고 있다. 상품권이 소위 ‘카드깡’ 형태로 거래되면서 제도 도입 취지에 어긋나자 성남시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덕분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청년배당 정책으로 부당이득을 얻는 것을 막기 위해 내부에서 방법을 논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해당 상품권은 성남시가 청년배당 정책의 일환으로 지급한 것이다. 성남시는 성남에 3년 이상 연속으로 거주한 만 24세 청년에게 연 50만원을 지급한다. 취업 여부나 소득, 재산 수준과 상관 없이 자기 계발을 위해 쓸 수 있도록 지급하는 복지 혜택이다. 성남시는 시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 형태로 지급해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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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오후 3시께 중고나라 매매 게시판 [출처 = 중고나라] |
그러나 온라인에서 상품권을 매매하면서 본래 취지에 어긋나는 행태가 등장했다. 상품권을 싸게 판매하고 수수료를 붙여 되팔면서 차익을 얻으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현금으로 바꿔 자유롭게 쓰려는 청년들의 욕구도 맞물렸다.
성남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 가맹점을 서둘러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점과 극장, 미용실 등 젊은층의 이용률이 높은 곳에서 가맹점을 늘릴 계획이다. 초기 가맹점 수는 7173개로, 상품권 보급과 동시에 그 수를 늘려가고 있다.
성남시는 카드 등 전자화폐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전자화폐는 상품권에 비해 사용 범위가 넓어 청년배당 정책의 효율을 높일
성남시 관계자는 “청년들이 자기 계발을 위해 배당금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보완책을 계속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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