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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도서관 디비피아 학술논문 다운로드 수 추이 |
최근 서울대 중앙도서관은 학술지 1921종, 논문 196만 편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학술논문 DB 업체인 디비피아(DBPIA)가 제공하는 학술지 412종을 구독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이로 인해 디비피아에서 논문을 검색하고 다운로드 받는 학생들이 타격을 입게 됐다.
이에 대해 디비피아를 운영하는 누리미디어 관계자는 “올해 서울대와 협상에서 지난해 대비 23.3% 인상된 가격(약 6150만원 상당)을 제시했으나 중앙도서관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지만 구독 가능한 학술지 수가 적은 서비스(약 4700만원 상당)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중앙도서관은 관계자 역시 “디비피아의 인상률 요구가 과도해 불가피했다”며 이를 인정했다.
서울대 외에 경희대·부산대·성균관대도 구독료 줄다리기 끝에 디비파아 구독 학술지 수를 줄였다. 심지어 국립중앙도서관은 디비피아와의 계약 자체를 종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대 재학생들은 학교 커뮤니티 등에 글을 올리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학업과 직접 관련 있는 논문 DB 구독 중단은 ‘학습권 침해’라는 반응도 나왔다.
지난달 26일에는 학내 커뮤니티에 ‘서울대 도서관을 대학도서관답게’라는 글을 올린 재학생은 “연속간행물 DB관련 재협상 등을 요구하고 도서관 홈페이지와 관련 부서 등에 하루 한번씩 민원을 제기하자”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비용 절감할게 따로 있지, 소장하지 않은 등재지 DB중단은 말이 안 된다”며 “(디비피아에) 참고해야 하는 중요한 논문이 많은데 이제 편당 6000원씩 돈을 내고 봐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정대학원에 재학 중인 문 모씨(29·여)는 “서울대의 경우 학부생만큼 대학원생이 많은데 기본적인 연구 환경이 오히려 퇴보하는 것 같다”며 “도서관 신축, 홈페이지 개선 등에 예산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논문을 자유롭게 볼 수 있는’ 연구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대와 디피비아 모두 모두 강경한 입장이다.
서울대는 디비피아의 요구가 물가상승률을 훨씬 앞지르는 무리한 요구이기에 수용할 수 없으며 올해 재협상도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홍성걸 서울대 중앙도서관장은 “학생들에게는 미안하게 생각하지만 업체의 무리한 요구를 무작정 들어줄 순 없지 않나”며 “즉흥적으로 결정한 사안이 아니다. 대체제가 없다고 해도 일방적인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와서 다시 예산을 편성할 수는 없고 내년에 다시 협상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디비피아는 “국내 논문이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시장구조 안착화 차원의 결정”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200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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