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에 당첨됐다"면서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가로챈 30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로또에 당첨되고도 왜 돈을 빌렸고 피해자들은 왜 속았을까요.
그 수법이 아주 교묘합니다.
안보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숫자 6개에 나란히 동그라미가 처져 있습니다.
숫자 4개만 맞은 4등짜리 로또에 1등 번호를 오려붙이고, 동그라미로 그 흔적을 가린 겁니다.
30대 송 모 씨는 이렇게 1등에 당첨된 것처럼 꾸민 사진 한 장으로 사기를 쳤습니다.
▶ 인터뷰 : 송 모 씨 / 피의자
- "로또 됐어, 안 됐어?"
- "진짜 됐어요."
- "진짜 됐어? 그럼 형 다다음주 월요일에 (빌린 돈) 꼭 줘야 한다."
송 씨는 "당첨된 로또를 상속세를 피하려는 부자에게 판매하기로 했다"면서 주변에서 돈을 빌려 가로챘습니다.
로또 당첨금에 붙는 세금은 33%, 상속세는 최고 50%라고 그럴 듯한 설명까지 했습니다.
▶ 인터뷰 : 이인기 / 서울 방배경찰서 수사과 경제팀장
- "(부자들은) 상속세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로또를 브로커를 통해서 구입하고, 그 로또를 자기 자식에게 준다고…."
11명이 2억 3천만 원을 이렇게 뜯겼습니다.
여성들에게는 결혼을 약속하며 전세보증금 등을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빼앗았습니다.
피해자 중에는 자신의 딸과 결혼하는 줄만 알았던 예비장인까지 있었습니다.
▶ 인터뷰 : 피해자
-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만큼 정신적으로 황폐해졌습니다. 우리 딸아이 인생을 망친 그런 파렴치한은…."
▶ 스탠딩 : 안보람 / 기자
- "경찰은 송 씨를 구속하고 혹시 더 피해를 본 사람이 있는 건 아닌지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안보람입니다."
영상취재 : 이주혁 VJ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