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처럼 목을 축 늘어뜨린 채 어깨를 웅크리고 있거나, 다리를 꼬고 턱을 괴고 있는 모습은 우리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우리는 상대방의 이런 모습을 보고 그 사람의 이미지나 분위기를 파악한다.
우리가 무심코 취하는 자세나 표정을 조금만 바꾸면 앞으로의 인생이 달라질지도 모른다. 몸짓이나 표정, 시선, 자세 등 비언어적 행위는 자신감과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에이미 커디 하버드대 사회심리학 교수는 지난 2012년 ‘당신의 신체 언어가 자신의 모습을 결정한다’란 제목의 테드(TED) 강연을 통해 이를 입증했다.
몸을 쫙 편 당당한 자세가 호르몬에 영향을 미쳐 힘이 더 세진 것처럼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커디 교수는 실험 참가자들을 둘로 나눠 A그룹은 원더우먼처럼 두 팔을 뻗고 다리를 벌려 힘 있는 자세로 서 있게 했다. 반면에 B그룹은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몸을 웅크리는 등 소극적인 자세를 2분 동안 취하게 했다. 이후 타액을 채취해 실험전후로 비교분석한 결과 두 그룹의 호르몬 수치에 놀라운 변화가 나타났다.
A그룹은 근육 및 성기능에 관여하고 자신감을 불러일으키는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20% 증가했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은 25% 감소했다. 반대로 B그룹은 테스토스테론은 10% 떨어지고 코티졸이 15% 높아졌다.
교수는 “작은 궤도 수정이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며 “스트레스 받는 시험을 앞둔 경우 2분 동안 하이 포즈를 취해 상황에 최대한 잘 대응할 수 있도록 뇌를 조정해 테스토스테론을 높이고 코티졸을 낮추라”고 조언했다.
커디 교수 외에도 많은 학자들은 비언어적 행위가 자신감에 미치는 영향력을 강조해왔다. 그중 행동 분석학자이자 바디랭귀지 전문가 릴리안 글래스 박사가 꼽은 자신감을 주는 7가지 행동을 소개한다.
◆ 고개를 숙이지 마라
당당하게 보이고 싶다면 항상 고개를 들어라. 글래스 박사는 “자신감 있는 사람은 절대 고개를 땅으로 떨구지 않는다”며 “머리에 왕관을 쓰고 있다고 생각해볼 것”을 조언했다.
◆ 똑바로 서라
자세 역시 타인이 자신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다. 똑바로 선 자세는 자신감과 권위, 침착함 등의 긍정적인 인상을 주는 반면 다리를 꼬거나 비스듬히 선 자세는 전문가답지 못하고 무관심하다는 느낌을 준다.
따라서 회의 등 중요한 자리를 앞두고 불안함을 느낄 경우 제대로 서있기만 해도 내면의 긴장감을 감출 수 있다.
똑바로 서기 위해서는 누구나 잘 아는 것처럼 엉덩이와 어깨가 일직선이 되도록 해야 한다. 머리와 턱을 당겨 중심을 맞추고 양 어깨를 뒤쪽 아래 방향으로 내린 뒤 상체 힘은 뺀다. 발 간격을 넓게 하고 발끝을 약간 바깥쪽을 향하게 두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의 발까지 쳐다볼 사람은 없을 것이란 생각에 좁은 발 간격으로 서있으면 소심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 열린 자세를 취하라
누군가 대화할 때 늘 열린 자세를 취하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자신이 대화하고 있는 상대방의 방향으로 발끝을 향하게 두면 흥미를 느끼고 신뢰하며 수용한다는 느낌을 주는 반면, 비스듬하게 서서 팔짱끼는 등 닫힌 자세는 무관심으로 비쳐질 수 있다.
글래스는 또한 “신뢰감과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는 손바닥을 아래로 두기보단 위로 향하게 두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주머니에서 손 빼라
자신감을 드러내고 싶다면 손을 주머니에 넣거나 숨기는 행동은 금물이다. 글래스 박사는 “이는 최악의 자세 중 하나”라며 “우리는 긴장될 대 손을 숨기기 때문에, 손을 주머니에 넣는 행위는 상대에게 자신이 불편하거나 불확실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눈을 마주쳐라
자신의 주장을 제시할 때든 간단한 인사를 건네는 경우든 눈을 마주치고 있는 건 상당히 자신감에 찬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글래스 박사는 “대화할 때 눈만 뚫어지게 응시하지 말고 코, 입, 얼굴 순으로 2초가량 번갈아가면서 쳐다보라”고 말했다.
◆ 힘 있고 명확하게 말해라
자연스러운 표정과 제스처, 올바른 어휘와 표현 등도 발성법 역시 자신감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글래스 박사는 “아랫배에 힘을 주는 등 복식호흡을 동반하면 힘이 들어가 신뢰감과 자신감이 묻어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말을 할 때 ‘음….’ ‘~처럼’과 같은 단어는 없애고 보다 명확하고 직접적으로 말하도록 연습하라”고 덧붙였다.
◆ 상대방에게 집중하라
자신감을 드러내기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기보다 타인의 말을 경청하고 대화에 집중하면서 어떤 메시지가 오고가는지 파악해야 한다는 얘기다.
[디지털뉴스국 김예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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