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3명 중 1명은 보행 중 전자기기를 쓰다가 사고를 직간접으로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이프키즈코리아와 페덱스(FedEx)코리아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5개월 동안 서울 소재 중·고등학교 학생 1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산만보행 실태 연구조사’를 실시한 뒤 10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고교생 3명 중 1명은 보행 중 전자기기를 사용하다가 사고를 직간접으로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지역 중고교생 97.3%가 휴대폰을 지녔고, 이들 중 87.6%가 “보행 중 전자기기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자동차가 다니는 차로를 횡단하는 중에도 전자기기를 이용하는 학생이 많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고등학생은 5명 중 1명, 중학생은 6명 중 1명이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보내거나 헤드폰을 귀에 착용한 상태로 음악을 들으며 횡단보도를 걸어서 건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세이프키즈코리아 설문조사 대상인 중고교생 635명 중 88%가 “보행 중 모바일 전자기기를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전자기기 사용 때 위험상황 발생 원인으로는 ‘차량을 보지 못함’(43.4%)이 가장 높았다. ‘위험상황 인지가 늦어 대처를 못함’(23.2%), ‘차량 접근, 경적 소리를 듣지 못함’(19.7%) 등은 뒤를 이었다. 30% 이상의 학생들은 모바일 전자기기 사용으로 교통사고를 당할 뻔 했으며, 17%는 실제로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답했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 신호등 앞에서 핸드폰을 사용한다고 답변한 학생 비율은 72.3%로 높게 나타났다.
도로를 횡단하는 1만4200명 이상의 학생을 관찰 조사한 결과 학생들은 신호등이 있는 차도 횡단 때 더 더욱 산만보행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스로 안전하다고 느낄 때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지고, 평소보다 더 위험한 행동을 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세이프키즈코리아와 페덱스코리아는 이에 오는 21일 여의도공원에서 청소년을 위한 산만보행 자제 촉구 ‘Moment of Silence(추모의 순간)’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황의호 세이프키즈코리아 공동대표(전 연세대 의대 학장, 외과전문의)는 “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는 줄었지만 어린이 사망자는 65명으로 전년보다 25% 증가하고, 이들 중 63%가 보행 중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좁고 복잡한 골목길이 많은 서울, 인천, 부산, 광주 등 대도시 주택가 골목길에서 산만보행을 하면 교통사고 위험이
채은미 페덱스코리아 지사장은 “설문 조사에 응한 학생들 중 67% 학생들이 산만보행에 대한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며 “산만보행 예방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캠페인을 펼쳐 보행사 사고 발생률을 낮출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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