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등 전방위 감형 로비 의혹의 중심에 있는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정운호 씨(51·수감 중)가 회사 고문이자 자신의 원정도박 사건 변호인이었던 홍 모 변호사(57)와 관련한 검찰 조사에 전혀 협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정 씨가 입을 굳게 닫고 있어 소환 조사 등 홍 변호사에 대한 수사는 계속 늦춰질 전망이다. 검찰은 이에 따라 홍 변호사의 가까운 고교 후배이자 법조 브로커로 알려진 이모 씨(56)를 체포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정씨를 연일 불러 홍 변호사에게 정당한 수임료 외 활동비 성격의 로비 자금을 건넸는지, 회사 자금 횡령 등 네이처리퍼블릭 기업 범죄 의혹에서 홍 변호사가 조언한 바는 없는지 등 확인하고 있지만 정씨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씨의 주변 인물들에 따르면, 정 씨는 회사 고문이자 변호인이었던 홍 변호사에 대한 개인적인 신뢰가 매우 두터워서 홍 변호사에게 불리할 수 있는 진술은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자신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이 연일 증폭되면서 “홍 변호사 말고는 믿을 사람이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한다.
이는 정씨가 392억원의 원정 도박 사건에 연루돼 2013~2014년 경찰과 검찰에서 잇따라 수사를 받으며 위기에 몰렸을 때 홍 변호사가 변호를 맡으며 ‘무혐의’를 이끌어 냈던 게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 변호사는 당시 정씨에게 마카오 현지에 가서 S호텔 도박장 출입 기록을 확인하고 담당자 인터뷰까지 확보해 검찰에 제출하자는 의견을 냈다. 정씨는 이를 받아 들여 검찰에 소명했다. 검찰은 정씨가 제출한 자료도 포함해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그를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네이처리퍼블릭 회사 자금 횡령 의혹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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