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중 폭발, 중국산 불량 전자담배 100만개 유통

↑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중국산 불량 전자담배와 충전기 41만 개(시가 472억원 어치)를 수입해 시중에 유통한 업자 10명을 25일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들여온 전자담배는 충전을 한 지 10분도 채 안 돼 폭발을 일으켰다. 사진은 부산경찰청이 해당 제품으로 폭발 실험을 하는 모습.

충전하는 도중 폭발해 안전에 큰 문제가 있는 중국산 불량 전자담배 100만 개를 수입해 시중에 유통한 업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KC 인증(국가통합인증마크)을 받은 것처럼 속이고 버젓이 판매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제품안전기본법 등을 어긴 혐의로 이모 씨(33) 등 중국산 전자담배 수입·유통업자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불량 전자담배 5만4000여 개와 불량 충전기 2만8000여 개를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KC 인증(국가통합인증마크)을 받지 않은 전자담배와 인증을 받고 나서 중요부품인 전지를 마음대로 바꾼 불량 전자담배 31만 개(시가 472억원)와 KC 인증이 취소된 전자담배 충전기 10만 개(시가 2억원 어치)를 수입해 일부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이 실제로 유통한 중국산 불량 전자담배가 70만 개 정도 더 있어 시중에 유통된 불량 전자담개가 100만 개 정도 되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이들은 담뱃값 인상으로 전자담배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면서 중국산 전자담배가 무분별하게 수입돼 폭발사고가 나는 등 부작용이 커지자 자신들이 수입한 전자담배는 KC 인증을 받아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리점이나 본사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안전확인신고 증명서’를 부착하거나 게재하고, 제품 포장지와 제품에도 KC 인증 표시를 해 개당 15만원에 판매했다.
그러나 이들이 판 전자담배는 KC 인증을 아예 받지 않았거나 KC 인증을 받은 후 중요부품인 전지를 바꿔 조립한 불량 전자담배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전자담배 전지는 규격에 맞는 전용 충전기를 쓰면 안전하지만 불량 충전기나 전용 충전기가 아닌 다른 제품을 쓰거나 불량 전지를 쓰면 폭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2년간 국내에서 전자담배가 폭발한 사례만 16건에 이른다.
특히 경찰이 이번에 압수한 5개 회사의 전자담배 7종(비인증 2개, 인증 후 부품교환 5개)으로 폭발 실험을 한 결과 KC 인증을 받지 않은전자담배는 20분 이내 모두 폭발했다. 보호회로와 절연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KC 인증 후 전지를 마음대로 바꾼 전자담배도 5개 중 3개가 폭발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KC 인증을 받지 않거나 인증을 받고 나서 중요부품을 바꾼 불량 전자담배가 대량 유통된 사실이 확인된 만큼 전자담배를 사기 전에 안전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