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장을 시켜주겠다’며 중장년 구직자들을 꼬드겨 물건을 강매하는 등의 수법으로 100억여원 이상을 챙긴 불법 다단계 조직이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에 적발됐다.
26일 서울시 특사경은 이같은 수법으로 2010년 6월부터 최근까지 개당 130만~700만원대인 산소발생기 3500대를 떠넘기고 109억원을 뜯어낸 다단계 법인 대표와 부사장, 사내이사 등 6명을 형사 입건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생활정보지 구인광고를 통해 피해자를 끌어모았다.
특히 관리직을 선호하는 중장년층 구직자들의 심리를 노려 광고문구를 교묘하게 작성했다. ‘지점장으로 모십니다’ ‘45세 이상 기업 및 관공서 퇴직자 우대’, ‘영업(X) 영업관리(0)’ 등의 문구를 사용했다.
또 ‘여행을 좋아하는 분’이나 ‘마음이 따뜻한 여성사업가’라는 말로 호기심을 유발하는 한편, ‘골프가능자 우대’ 등의 문구로 피해자들의 재력을 가늠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들은 구직자들에게 6주 연수 후 지점장으로 채용하겠다고 약속했다가 연수 3일차부터 본색을 드러냈다. 연수기간 중 산소발생기를 판매해야 지점장이 된다는 식으로 말을 바꿔 판매 실적을 요구했다.
지점장이 된 후에는 이른바 ‘새끼치기’로 불리는 조직관리를 시켰다. 하위 판매원을 모집해 매출을 올리게 하면서 수당을 떼어주는 전형적인 다단계 영업방식이다. 판매원이 600만원짜리 산소발생기를 팔면 13%인 80만원을 수당으로 주고, 그
최갑영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과장은 “업체가 고수익을 보장하거나 그럴싸한 직함을 준다고 할 때 구직자들은 반드시 의심해 봐야 한다”며 “앞으로도 절박한 구직자들을 두 번 울리는 다단계 범죄를 계속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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