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정운호 씨(51)의 전방위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해 정씨의 해외 원정 도박 사건의 수사팀도 수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지난해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소속 검사와 수사관 등 10여 명의 통화내역을 분석하고 일부 관계자는 참고인 조사도 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검찰이 지난해 정씨 수사팀까지 조사 대상에 넣은 것은 최유정 변호사(46·사법연수원 27기·구속)와 홍만표 변호사(57·17기)가 수사팀과 접촉한 흔적이 있어서다. 두 사람이 당시 수사팀에 찾아가거나 통화하는 방식으로 정씨에 대한 변론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 수사팀에 로비해 정씨에게 선처 조치가 내려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검찰 관계자는 “청탁·로비와 관련된 것인지 아니면 변호사로서 정상적인 변론 범위의 통화였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미 상당 기간 정씨 사건에 관여했던 수사팀을 상대로 조사해 왔다고 밝혔다. 지난 1월 검찰 정기인사 이후 다른 검찰청으로 전출된 일부에 대해서는 이미 직접 조사도 마쳤다. 검찰은 일반적인 수사 업무에서 벗어난 정황이 나올 경우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 받아 해당 검사나 수사관의 금융 정보를 들여다볼 방침이다. 일부 수사관의 경우 사건 관련자들과 불필요하게 통화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홍 변호사가 당시 서울중앙지검 고위 관계자를 거론하며 사건을 수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홍 변호사가 고위 관계자의 이름만 거론했는지 실제로 청탁했는지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단서가 나오면 어떤 형태로든 수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앞서 2013~2014년 329억원대 마카오 원정 도박 의혹을 받았지만 경찰·검찰 수사 단계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세 번째 도박 수사를 받으면서 구속 기소됐고, 홍 변호사는 이 사건도 수임하면서
홍 변호사와 정씨는 1일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포기했다. 법원은 서면 심리를 거쳐 이들에 대한 구속 여부를 결정한다.
[김세웅 기자 /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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