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애초 '미인도'를 그렸다고 주장한 권춘식 씨는 2번이나 말을 번복하는데요.
왜 그랬을까요?
당시 감정위원의 회유 전화를 받고 그랬다고 합니다.
그 통화 내용을 MBN이 단독 입수했습니다.
서정표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미인도'를 그렸다고 주장한 권춘식 씨가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입니다.
권 씨는 진술서에서 본인이 미인도를 그렸다가 그리지 않았다고 말을 바꾼 건 "경솔했던 행동이었고 후회하고 있다"며 양심고백부터 합니다.
또 "미인도 그림은 본인이 그린 위작임이 분명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권춘식 / '미인도' 위작 주장 작가
- "(다른 그림 위작은) 1시간 정도면 하는데, 천경자 미인도는 하루 종일 걸린 것 같아요. 그 다음 날까지 한 것 같으니까."
중간에 진술을 번복한 건 지난해 천경자 화백이 작고하고 다시 위작 논란이 일면서 91년 당시 한국화랑협회 감정위원회 소속이었던 한 감정위원이 올해 초 전화해 회유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A 씨 / 91년 화랑협회 감정위원
- "내가 착각해서 언론에 흘린 것 같다. 미안하다. 그러면 다 끝나는 거지 뭐. 내가 그린 게 아니네. 이렇게 해주시면 되는 거지."
이 감정위원은 신신당부하는 말도 잊지 않습니다.
▶ 인터뷰 : A 씨 / 91년 화랑협회 감정위원
- "그 그림을 내가 그렸냐 안그렸냐 사실확인만 해달라는 거지. 심플하게 얘기해요. 부탁해요."
당시 전화를 받고 많은 압박을 느꼈다는 권 씨는 통화 내용을 검찰에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MBN뉴스 서정표입니다.[deep202@mbn.co.kr]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