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 직후 채혈했는데 뇌손상"…뒤바뀐 딸의 삶

【 앵커멘트 】
태어난 지 한 달 된 여자 아기가 모유 수유 직후 채혈을 받았다가 뇌손상을 입었습니다.
1심에선 겨우 천 만원 배상 판결이 나왔는데, 2심에선 판결이 뒤집혀 병원이 3억 원을 넘게 물어주게 됐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김순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10년, 한 여성이 기침을 계속하던 생후 한 달 된 딸을 데리고 병원을 찾았습니다.

대기 시간에 모유를 먹다 혈액검사 차 채혈을 받은 아기는 호흡이 멈추고 심정지 상태를 보였습니다.

심폐소생술로 목숨은 구했지만, 결국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뇌 일부가 위축됐습니다.

이후 딸의 삶은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언어능력은 1살 수준에 머물렀고, 혼자 걷지 못해 휠체어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결국, 병원을 상대로 법정까지 간 부모.

1심은 병원의 과실은 인정했지만, 심정지와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1천만 원만 배상하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결과가 뒤집혔습니다.

의료진이 수유 직후 채혈을 해 심정지 당시 아기 입에서 발견된 모유가 기도를 막았을 수 있다며, 기존 배상액의 30배가 넘는 3억 1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겁니다.

아기가 수유 직후 자극을 받으면 구토할 수 있어 기도가 막힐 우려가 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홍영균 / 변호사
- "채혈 과정에서 주 임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고요. 응급상황에서 의료진들이 호소나 증상을 무시했다."

▶ 스탠딩 : 김순철 / 기자
- "이번 법원의 판결에 대해 병원 측은 내부 회의를 거쳐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취재 :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