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19일 광주의 한 고급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모씨(53)는 주차된 차량 앞에서 쪼그리고 앉아 큰 소리로 통화하면서 담배를 피웠다. 이를 본 아파트 주차장 경비원 A씨(24)가 다가가 “다른 주민에게 피해가 가니 조용히 해달라”고 했다. 화가 난 이씨는 “하찮은 경비 주제에 이래라 저래라 한다”며 A씨 얼굴을 수차례 때렸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았던 그는 몹쓸 짓을 했다. 손에 들고 있던 담배로 A씨의 뺨을 세 차례에 걸쳐 지져 2도 화상까지 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특수상해 혐의로 이씨를 지난달 28일 불구속 입건했다.
지난 8월 24일 취임한 이철성 경찰청장이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는 ‘갑질 횡포’를 뿌리 뽑겠다며 특별 단속을 실시한 결과 단속 한달만에 갑질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5일 경찰청은 지난 9월 한달간 갑질 횡포 특별단속을 실시한 결과, 불법행위 1289건을 적발해 1702명을 검거했고 이 가운데 69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경찰은 지난 9월1일부터 오는 12월 9일까지 100일간 ‘권력·토착형 공직 부패비리’와 ‘계약·남품 관계에서 리베이트’ 등 불법행위, ‘직장·단체 내부에서 발생하는 폭력·성폭력’ 사건, ‘블랙컨슈머(악성 소비자)의 금품 갈취’ 등을 집중 단속하고 있다.
단속결과 고객들이 종업원 등을 상대로 횡포를 부리는 ‘블랙컨슈머’가 유형이 가장 많았다. 종업원에게 폭행을 저지르거나 업무방해, 갈취·협박 등을 저지른 사례가 769건으로 전체 적발 건수의 59%에 달했다.
나머지 41%(520건)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사회적인 약자에게 폭력을 행사해 인권을 유린하거나 금품을 착취한 사례였다.
이 중 직장이나 단체에서 일어나는 폭행이나 부당행위 강요, 금품갈취 등 불법행위가 150건으로 가장 많았다.
주로 지적장애인이나 외국인 노동자를 종업원으로 고용하고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은 악덕 업주이 많이 검거됐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는 교감이 자신의 자녀를 학교에 입학시키고 교사들에게 수행평가 성적을 조작하도록 강요하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힌 사례도 있었다.
직장과 학교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범죄도 16.5%(86건)에 달했다.
단속 기간 동안 정부의 한 감독기관 임직원이 을(乙)의 위치에 있는 피감기관과 직원들과 술자리를 하면서, 지위를 이용해 피감기관 여직원에게 술을 먹인 뒤 성폭행한 사건도 경찰에 적발됐다.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치료가 어려울 정도로 정신척인 충격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지역의 한 사업가는 자신이 운영하는 식물원에 동남아시아 여성을 고용하고, 사장 지위로 4회에 걸쳐 강체 추행한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단속유형별 대상자를 살펴보면 ‘갑질’ 가해자로 검거된 사람 10명 중 9명이 남성(89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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