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미국 포크 록의 대가’ 밥 딜런이 선정되자,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는 13일(현지시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미국의 가수 겸 시인 밥 딜런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대중가수가 노벨 문학상에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밥 딜런의 수상 직후 버락 오바마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식 계정을 통해 “내가 사랑하는 시인들 중 하나인 밥 딜런에게 축하를 전한다”며 “딜런은 노벨을 받을 만 하다”라는 글을 올렸다.
영국의 언론인이자 작가인 조앤 베이크웰는 “딜런! 와! 훌륭한 선택”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미국의 여성 소설가 조이스 캐럴 오츠도 “딜런의 음악은 아주 깊은 의미에서 문학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인도 출신의 영국 소설가 살만 루시디도 “음악과 시는 매우 가까이 연결돼 있다”며 “밥 딜런은 음유시인 전통의 뛰어난 후계자”라고 축하를 보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딜런의 노벨 문학상 선정을 비판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소설가 어빈 웰시는 “나는 딜런 팬이지만 이것은 노쇠하고 영문 모를 말을 지껄이는 히피의 썩은 내 나는 전립선에서 짜낸 노스탤지어 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음악 팬이라면 사전을 펴놓고 ‘음악’과 ‘문학’을 찾아서 차례로 비교해보라”고 덧붙였다.
미국 작가인 조디 피코도 트위터를 통해 “딜런의 수상에 행복하다”라는 글을 쓰며 ‘하지만 이번 수상은 내가 그래미상을 탈 수 있다는 의미지?’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역사학자인 팀 스탠리는 영국 텔레그레프에 ‘밥 딜런에게 노벨상을 주는 것은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에게 미국 대통령 자리를 주는 것과 같다’는 제목의 칼럼을 게시하고 “노벨상 위원회가 대중을 만족시키기 위해 딜런에게 노벨 문학상을 줬다”며 비판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 후보로 거론됐던 무라카미 하루키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루키는 트위터를 통해 “참된 작가에게는 문학상 따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아주 많다”며 “하나는 자신이 의미 있는 것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실감이고 또 하나는 그 의미를 정당하게 평가해주는 독자가 분명하게 존재한다는 실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두 가지 확실한 실감만 있다면 작가에게 상이라는 건 어떻게 되든 상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문학상이라는 것이 어디까지나 사회적인 혹은 문단적인 형식상의 추인에 지나지 않는다”
노벨 문학상은 2년 연속 이변을 연출했다. 지난해 수상자는 저널리스트인 벨라루스의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였다. 노벨 문학상 수상 자격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순수문학에 상이 주어졌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디지털뉴스국 서정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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