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6일 촛불집회서 GPS로 친구 찾기…IT 접목한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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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6일 촛불집회 / 사진=MBN |
5주째 이어진 박근혜 대통령 하야 요구 촛불집회에서 정보기술(IT)이 활용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습니다.
26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날오후 광화문광장 등 서울 도심 일대에서 있을 촛불집회에서 자신이 소속한 대학의 대열을 찾는 모바일 웹페이지 '~ 대오 위치 보기'가 개발됐습니다.
이 웹페이지에 접속하면 범지구위치정보시스템(GPS)을 활용해 어디로 가면 자신의 친구·지인들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촛불집회 현장에 인파가 많이 모여 인터넷 속도가 느릴 것에 대비, 지도 등 없이 텍스트로만 위치를 표시하는 기능도 탑재할 정도로 세심하게 개발한 것이 특징입니다.
지도·텍스트를 보고도 위치를 찾지 못하면 학생회장 등 인솔자에게 전화할 수 있도록 전화번호도 적어뒀습니다.
이 페이지는 박항 카이스트 부총학생회장이 24일께 개발한 것입니다. 카이스트 페이지를 가장 먼저 만들고 서울대와 한국외대 등 다른 대학도 총학생회의 요청을 받아 만들었습니다.
약 3시간 만에 뚝딱 페이지를 만들었다는 박 총학생회장은 "집회에 나가다 보면 학우들을 인솔해야 하는데 시국이 시국이다 보니 시민들이 너무 많아 대오를 찾기 힘들다는 얘기가 있어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광화문 일대에 나오면 자동으로 '츨석 체크'를 해 집회 참석자를 가늠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앱도 나왔습니다.
한 누리꾼이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등에 게시한 앱 '집회출석'은 집회 당일 광화문 반경 2km 이내에 들어오면 자동으로 출석 체크가 됩니다.
다른 기능 없이 출석 체크 기능만 갖춘 이 앱을 만든 개발자는 "아무리 적게 봐도 100만명이 넘는 국민이 나라를 위해 촛불을 밝혔는데도 경찰은 고작 20여만명이 참석했다고 하는 현실에 분노해 앱을 개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파가 너무 많아 인터넷이 '먹통'이 될 때도 사용할 수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파이어챗'도 입소문을 얻고 있습니다.
이 앱은 이른바 '메시 네트워킹(mesh networking)'이라는 기술을 이용, 가까이 있는 다른 스마트폰의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해 마치 메뚜기가 뛰듯이 메시지를 수신인에게 전달합니다.
중간에 인터넷에 연결되면 서버를 거쳐 직접 보내기도 합니다.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 당시 사용이 급증했던 앱이 촛불 정국에 한국에서 다시 빛을 발하고 있는 셈입니다.
비교적 고전적인 앱 '스마트폰 촛불'도 있습니다.
다양한 양초 모양의 스마트폰 촛불은 미처 양초를 챙기지 못했을 때나 바람이 많이 불 때, 비가 내릴 때 유용합니다.
대학생 등 젊은이들은 집회 현장에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촛불은 촛불일 뿐 바람 불면 다 꺼진다"고 말한 데 대해 "스마트폰 촛불은 아무리 바람이 불어 끄려고 해도 꺼지지 않는다"며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SW)학과 교수는 "이번 촛불집회는 IT 기술이 자연스럽게 집약된 첫 집회로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IT 기술이 과거보다 한층 생활에 가깝게 다가와 집회·시위 등 우리의 생활·문화에도 적용되고 있는 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