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척추수술을 받다가 사망한 70대 노인.
애초 병원측은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다만 수술과 무관한 폐혈전증으로 사망한 걸로 설명을 했었는데요.
그런데 화장한 유골에서 수술용 철심 20개가 나오면서 유족들은 무리한 수술로 인한 의료사고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조경진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불에 그을린 철심 20개입니다.
지난해 11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척추 수술 도중 사망한 78살 고 박정자 씨의 화장한 유골에서 나온 것입니다.
간단한 수술을 받다가 어머니가 숨진 것으로 알고 있던 6남매는 철심을 보고 아연실색했습니다.
▶ 인터뷰 : 고 박정자 씨 아들
-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죠. 사전에 의사가 보여주면서 이런 수술을 합니다 이랬으면 어느 누가 이걸 결정하겠냐고요."
허리가 굽어 3년전 철심 6개를 박는 수술을 했던 박정자 씨는 통증이 생기자 애초 철심 2개만 바로잡는 수술을 하는 걸로 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의료진은 7시간에 걸쳐 철심 6개의 방향을 바로잡고 14개의 철심을 추가로 박는 '척추 변형 교정술'을 시도하고도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겁니다.
유족 측이 항의하자, 의료진은 수술 전 설명이 부족했다는 일부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 인터뷰 : 병원 관계자
- "(담당 교수가) 환자나 보호자에게 철심(스크류) 20개에 대해서 설명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다…."
- "예, (철심) 개수에 대해서 (담당 교수가) 말씀 안 하셨다고 저도 분명히 들었습니다."
병원 측은 박 씨의 척추 수술이 성공적이었고, 이후 수술과는 무관한 폐혈전증으로 사망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유족 측과의 법정 공방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MBN뉴스 조경진입니다. [ nice2088@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