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차로처럼 보행자들이 건너기 쉽지 않은 곳엔 지하보도가 설치돼 있곤 하죠.
그런데 정작 보행자들로부터 외면받는 곳들이 적지 않습니다.
심지어 바로 옆의 지하도를 두고도, 지하철 역사를 통해 건너가기도 한다는데, 이병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여의도 중심가의 한 지하보도.
천장은 곰팡이로 뒤덮였고, 지저분한 낙서도 여기저기 새겨졌습니다.
음침한 분위기 탓에 한낮에도 지나가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 인터뷰 : 김복연 / 서울 여의도동
- "젊은 사람 만나면 무서워요. 그래서 잘 이용 안 하고 싶어요."
▶ 스탠딩 : 이병주 / 기자
- "서울의 또다른 지하보도입니다. 입구부터 풀이 무성하게 자라나 있어 방치된 느낌마저 주고 있습니다."
철길이 있어 반대편으로 건너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하는 곳이지만, 100m가 넘는 긴 길이에 폭까지 좁아 비상 상황에서 몸을 피하기가 마땅치 않습니다.
해가 지면 더 발길이 뜸해집니다.
▶ 인터뷰 : 이수영 / 서울 상암동
- "분위기 자체가 너무 무서워서 너무 늦을 때는 지하철 역으로 카드 찍고 넘어가요. (지하철도 안 타시는데요?) 네."
CCTV 같은 최소한의 보안장비가 설치돼 있지 않거나, 노숙인들이 점령해버린 지하도도 보행자가 꺼리는 곳들입니다.
지난 2005년 보행자 안전을 위해 지하보도 설치에 대한 기준이 마련됐지만, 그 전에 만들어진 지하보도는 적용이 안 되고 있는 겁니다 .
▶ 인터뷰(☎) : 국토교통부 관계자
- "이건 소급적용은 안 되고, 지자체에서 별도의 예산을 확보해서 (개선)하게 되면 그렇게 시행해야겠죠."
비상벨을 설치하는 등 지자체별 대책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관리되지 않는 지하보도들이 적지않아 보행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 freibj@mbn.co.kr ]
영상취재 : 박세준 기자, 김회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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