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0·사법연수원 19기)과 최순실 씨(61·구속기소)가 서로 친분 있는 사이였다는 주장이 법정에서 나왔다. 우 전 수석은 최씨의 국정농단을 방조했다는 혐의(직무유기 등)를 받으면서도 '최씨를 모른다'고 주장해왔다.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대통령 정책조정수석(58·구속기소)의 13회 공판에는 고영태 씨(41) 측근이었던 최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정책보좌관(39)이 증인으로 나왔다.
그는 "2014년 말 최씨의 측근으로 고씨를 소개받았다"며 "고씨에게서 '최씨는 청와대에 자주 들어가 VIP(박근혜 대통령)와 많은 말을 하고, 우병우와도 친분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어 "고씨는 '최씨가 민정수석실을 통해 일정한 정보를 듣는다'고 했다"고도 말했다. 지난해 3월께 고씨가 최 전 보좌관에게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네 뒷조사를 하고 있으니 조심하라"는 말을 한 뒤 실제로 2차례에 걸쳐 조사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정확한 인과관계는 모르겠지만 고씨의 말을 들은 뒤 민정수석실 행정관에게서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최 전 보좌관은 최근 공개된 고영태 씨(41) 측근들의 대화 녹음파일에서 36억원대 정부용역 이권 탈취·K스포츠재단 장악 등을 모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허세 섞인 얘기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당시 공직자로서 제 처신에 대해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며 "(최씨의 영향력을) 고씨에게서 듣고 반사적 이익을 기대해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털어놨다.
또 "(정부용역 수주 등 대화 내용을) 실행할 생각도 능력도 없었다"며 "고씨와 측근들은 서로 의심하고 모래알 같았다. 일을 꾸미거나 (꾸민 일이) 잘 진행될 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단 장악 의혹에 대해서도 "고씨는 문체부나 기업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어서 장악할 능력이 없다"며 "(최씨가 뒤에 없다면) 고씨는 무직자, 실체가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날 같은 법정에는 조영석 CJ 부사장과 이혁주 LG 유플러스 부사장도 증인으로 출석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과정에 "청와대 압박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재판부는 기업들의 출연 경위와 관련해 최태원 SK 회장(57), 김승연 한화 회장(65)의 증언은 검찰의 참고인 조서로 대체하고, 조양호 한진 회장(68)의 증인신문을 다음달 21일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열린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60) 등의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블랙리스트) 작성 혐의(직
[정주원 기자 /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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