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광산터에 자리잡은 충남의 한 시골마을에서 절반이 넘는 주민들이 폐질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극심한 고통과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지만 당국의 정확한 역학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김영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2백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한적한 시골마을.
80살 한상필 할아버지는 원인 모를 폐질환과 피부 발진으로 힘겨운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집안은 시커먼 먼지로 가득하고, 마당 너머로는 석면 줄기가 박힌 돌들이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 인터뷰 : 한상필 / 마을 주민
- "(몸도 아프고) 어떻게 살 수가 없는 것 같아…. 지금 생각하면 빨리 죽었으면 좋겠어…."
폐암 발병과 사망 등으로 석면 피해를 공식 인정받은 건 고작 11명뿐이지만 절반이 넘는 주민들이 폐질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나같이 마을 한가운데 있는 석면 광산 2km 반경 내에 사는 주민들입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마을 안 이곳에는 광산이 있었는데, 석면이 유해물질로 밝혀지면서 2011년 채굴이 전면 중단됐습니다."
문제는 석면 광산이 문을 닫은 이후에도, 그 자리에 있던 건축폐기물 처리장이 여전히 가동되면서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 인터뷰 : 권오복 / 마을 주민
- "현장에 있는 석면이 같이 파쇄돼 가지고 주민들이 호흡하는데 (고통을 겪고 있어요)…."
하지만, 폐기물 업체나 해당 지자체는 그럴리 없다고 팔짱만 끼고 있는 상황.
▶ 인터뷰 : 건축폐기물 처리업체 관계자
- "영업대상 폐기물에 있는 거를 다져서 하는 거기 때문에 그쪽에는 문제가 없고…."
▶ 인터뷰 : 청양군청 관계자
- "처리장 때문에 (석면폐증을) 앓았다고 하는 거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는 얘기죠…."
평온한 마을을 석면 공포가 뒤덮으면서 관계 당국의 역학조사가 시급한 실정입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 yhkim@mbn.co.kr ]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