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결혼한 부부 수가 42년 만에 가장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 비혼 현상이 두드러졌고 결혼하더라도 4년 안에 파경하는 경우가 많았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16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성사된 혼인은 28만1600건으로 전년보다 약 7%(2만1200건) 감소했다. 이는 1974년(25만9100건)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한 해 혼인 성사 건수가 30만건 이하로 떨어진 건 1970년대 이후 처음이다.
결혼 시기도 꾸준히 늦어지는 추세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인 혼인율을 보면 지난해 남성 혼인율은 30대 초반이 59.3건, 20대 후반이 36.8건, 30대 후반이 24.3건을 기록했다. 20대 후반 남성 혼인율은 사상 처음으로 40건대 아래로 떨어졌다. 여성 혼인율은 20년째 20대 후반이 가장 높지만 수치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20대 후반 여성의 혼인율은 1996년 84.5건에서 2006년 81.8건으로, 지난해 66.5건으로 집계됐다.
이에 여성 독신율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50세까지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비율을 나타내는 독신율은 여성 기준 1990년엔 0.5%, 1995년엔 0.7%를 각각 기록해 1% 미만이었다. 2000년 1.3%로 올라선 여성 독신율은 2005년 1.9%, 2010년 2.5%로 가파르게 높아지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여성독신율은 2015년엔 3.8%, 2020년엔 7.1%, 2025년엔 10.5%까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여성의 혼인 시기는 점점 늦어지고 있다. 같은 연령인 여성 중 한 번이라도 혼인한 비율이 90%에 도달하는 나이는 지난 1990년 29세, 1995년 30세, 2000년 32세, 2005년 36세, 2010년 39세로 조사 때마다 높아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남녀 모두 결혼을 필수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거나 '결혼은 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미혼남녀의 비율은 16년 동안 크게 하락했다. 미혼여성 중 결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비율은 25∼29세는 1998년 52.5%에서 2014년 44.1%로, 30∼34세는 46.8%에서 35.6%로 각각 낮아졌다.
같은 기간 25∼29세 미혼남성들도 결혼에
결혼을 하더라도 4년 안에 이혼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 건수 10만7300건 중 4년 이하 부부의 이혼이 22.9%에 달했다. 20년 이상 결혼생활을 이어가다가 이혼하는 경우(30.4%)에 이어 2위다.
[디지털뉴스국 배동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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