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인양된 세월호에서 휴대전화가 유류품으로 수거되면서 그 안에 저장된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해양수산부는 목포 신항으로 옮겨진 세월호에서 펄 제거 작업을 하면서 휴대전화 1대를 비롯한 48점의 유류품을 수거했다고 3일 밝혔다. 소유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이나 동영상은 사고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어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에 중요한 단서로 쓰일 수 있다. 또 희생자들이 생전에 남긴 개인적인 메시지를 추가로 확인할 수도 있다.
물론 이번에 추가로 발견한 휴대전화에서 데이터를 새로 복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3년 가까이 차가운 바닷물 속에 잠겨 있는 동안 기기가 완전히 부식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수 처리된 금속이라도 강한 염분에 노출되면 불과 며칠 만에 금세 녹슬 수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세월호 참사 당시 방수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방수 팩에 들어있는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데이터 복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선 있다. 바닷물에 메모리 반도체가 부식됐다면 데이터를 복구할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진다.
반면, 메모리 반도체와 기판을 연결하는 금속부분이 부식됐더라도 반도체는 괜찮을 수 있어 데이터 복구를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대한변호사협회 등은 2014년 4월 16일 참사 직후 전담팀을 구성해 휴대전화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복구한 바 있다. 세월호 승객의 스마트폰에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중요한 '증거'로 판단했다.
대한변협 세월호 참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이명숙 변호사는 "참사 직후에 스마트폰 수십 대를 발견해 1년 반 동안 4단짜리 금고에 가득 넣어두고 데이터를 복구했다"며 "사고 당시 상황을 파악하
당시 휴대전화에서 나온 동영상을 바탕으로 '가만히 있으라'는 취지의 선내 방송이 무수히 반복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침몰 직전까지 끔찍한 비극을 예상치 못한 듯한 어린 학생들의 천진난만한 대화는 온 국민에게 깊은 아픔을 남겼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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