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방 곳곳 축제 현장으로 봄 꽃구경 많이들 가시죠?
그런데 나들이객들이 다녀간 아름다운 봄 꽃 축제 현장의 뒷모습은 버려진 양심을 보는 듯 씁쓸하기만 합니다.
정치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유채꽃 축제가 끝난 강변 공원입니다.
사진을 찍으러 들어간 자리마다 꽃들이 짓밟혀 있습니다.
들어가지 말라는 표지판이 무색할 정돕니다.
벤치마다 먹다 버린 쓰레기가 쌓여 있고, 두고 간 봉지에는 음식물 쓰레기 냄새가 진동합니다.
한 해 150만 명 가까이 찾는다는 담양의 죽녹원입니다.
대나무 숲에서 상쾌한 공기를 마시려는 순간 대나무에 새겨진 낙서가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연인들의 사랑 고백부터 방문 인증을 하려는 듯 이름과 날짜를 큼지막하게 새기기까지….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들어가지 말라는 울타리가 쳐져 있지만, 이처럼 대나무밭 깊숙한 곳까지 낙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박광용 / 대전 가장동
- "(낙서를 보니) 대나무에 찔린 듯이 내 마음도 좀 아픕니다."
껍질이 새로 나지 않는 대나무는 뽑을 때까지 낙서가 지워지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죽녹원 관리인
- "진짜 그 좋은 대나무에 낙서를 너무 많이 했어. 일본에서 관광객들이 와서 욕을 많이 하더라고."
외국인들도 자주 찾는다는 제주 식물원도 상황은 마찬가지.
귀한 아열대 식물 줄기는 키 높이만큼 낙서로 도배됐고, 선인장도 생채기가 났습니다.
일부 봄나들이객의 버려진 양심이 유명 관광지를 병들게 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