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가 철근 사재기 단속에 대대적으로 나서기로 해 그나마 다행인데요.
건설사들은 성수기인 다음달부터가 가장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혁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판교의 아파트 건설 현장입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철근이 없어 공사를 멈춘 날만 일주일 가량, 손해액은 2억원이 넘습니다.
게다가 지난 1년 동안 고철은 톤당 가격이 40% 올랐고, 철근도 톤당 가격이 60% 급등해 공사비는 그만큼 늘었습니다.
인터뷰 : 판교 건설업체 현장소장
-"12월, 1월 굉장히 힘들었는데... 계속 오르고 있지 않습니까. 톤당 100만원까지 오른다는데..."
이제 막 기초공사를 시작한 곳의 걱정은 더 큽니다.
다음달 철근값이 한차례 더 오를 조짐인데다, 레미콘 등 다른 건축자재의 가격인상도 줄줄이 대기 중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 김흥식 / 판교 건설업체 건축차장
-"레미콘도 단가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모든 현안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공사하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철근 대란은 북경올림픽을 비롯해 중국의 건설경기가 활성화되면서 지난해 하반기 고철값이 오를 때 이미 예고됐습니다.
철근값 인상을 예상하고 매점매석이 횡행하면서 철근대란이 일어났고, 이에 일부 건설업체는 국내산 철강이 모자라 중국산 철강에 웃돈까지 주고 쓰는 상황입니다.
건설성수기인 4월부터 6월까지 고비라고 업체들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판교 건설업체 현장관계자
-"3월 지나고 만약 (철근이) 안들오면 4월에는 아무것도 못하고 쳐다만 봐야죠."
결국 미분양에 건축자재 가격 급등, 공급 부족까지 삼중고를 겪고 있는 건설업체들은 정부의 뒤늦은 현장점검에 한숨만 나올 뿐입니다.
인터뷰 : 최민수 / 건설산업연구원
-"근본적인 해결책을 위해서는 중소건설업체들의 공동구매나 철강업체 직거래 등을 통해 원활히 수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혁준 / 기자
-"건설자재 가격 상승은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그대로 소비자의 부담으로 남게 됩니다. 뒷북행정이 아닌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정부정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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