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야구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신한카드 트렌드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20~30대의 밤 10시부터 새벽 3시까지 카드이용 내역 830만 건을 분석한 결과 레저 활동 지출 1위는 스크린 야구(52%)로 나타났다. 기존 레저 강자인 스크린 골프를 제친 셈이다.
인기를 끌고 있는 스크린 야구를 체험하기 위해 최근 리얼야구존 직영점인 신논현점을 찾았다. 인턴 여기자와 함께 체험해 본 스크린야구의 가장 큰 매력은 '손맛'이었다. 메이저리그용 피칭머신에서 나오는 진짜야구공을 알루미늄 배트로 때리자 경쾌한 소리와 함께 손울림도 짜릿했다.
처음에는 생각처럼 잘 맞지 않아 '여자도 칠 수 있을까' 했지만 웬 걸. 일명 '버프(온라인 게임 등에서 캐릭터의 기본 능력치를 일시적으로 증가시켜주는 것)' 효과가 있는 레이디(LADY) 모드 게임에 나선 인턴기자는 헛스윙을 한 번 한 직후 안타를 만들어냈다. 비슷한 효과로 차일드(CHILD) 모드도 있어 주말 가족단위 방문객이 늘어나고 있다는 후문이다.
리얼야구존은 보유하고 있는 스크린야구 관련 특허 5개를 기반으로 100만분의 1초까지 판독하는 센서를 통해 공의 각도·속도에 따라 타구를 판별하고 있다. 투구의 경우 리얼야구존 외 일부 스크린야구장에서 시행하고 있으나, 일반인들이 10회만 공을 던져도 금세 지치는 점을 감안해 리얼야구존에서는 도입하지 않았단다.
스크린야구업체들은 각 구단과는 계약이 돼 있지만 선수단과는 돼 있지 않아 팀을 선택할 수는 있어도 선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볼 수는 없다. 수비시프트, 번트, 플라이 후 타점, 라인드라이브로 주자 아웃, 다이빙캐치 등 야구의 다양한 경우의 수가 적용되지만 도루는 없다. 리얼야구존의 경우 타순에 따라 능력치에 차이가 나며 대타를 적절히 활용해 능력치를 올릴 수도 있다. 우투수를 좌투수로 교체할 경우 스크린에 뜨는 투수가 바뀌어 시각적으로 상대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한 시간여에 걸친 스크린야구 체험 후 지난 2014년 스크린야구장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해 전국 400여 개로 추산되는 스크린야구 매장의 절반(200개)을 점유하고 있는 리얼야구존의 이승진 대표(43)를 만났다. 그는 "2015년 스크린야구장 45곳을 개장한 이후 이듬해 경쟁사의 등장에도 불구, 총 매장수를 144곳으로 늘렸다"며 "현재는 200호점 계약이 임박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본사직원들이 사업의 장래성을 보고 직접 점주로 뛰어드는 경우가 많으며, 미국 대형주택가에 개인용 스크린야구 시스템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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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진 리얼야구존 대표[사진제공: 리얼야구존] |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극대화했다는 점이다. 레벨 조정이 가능해 실력이 다른 고객들이 함께 대결을 펼칠 수 있도록 구현했다. 리얼야구존은 메이저·마이너·루키·주니어·레이디·차일드까지 6단계로 조정이 가능하도록 세분화했는데, 메이저룸은 실제 타석에서 마운드까지의 거리 18.44m가 적용되는 한편 루키룸은 언더스루로 코치가 던져주듯 약한 공이 나오는 방식이다.
또 최대 4명이 즐길 수 있는 스크린골프와 달리 스크린야구는 5대5, 10명 경기까지 가능하다. 3대3대3, 세팀이 붙는 경기도 진행할 수 있다. 외부음식을 반입하거나 배달시킬 수도 있어 당구장처럼 짜장면을 시켜놓고 스크린야구를 즐길 수도 있다.
-주로 어떤 사람들이 많이 찾는가.
▶우선 회식장소로 찾아주는 분들이 많다. 과도한 음주문화를 지양하는 트렌드 속에서 스크린야구가 대안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많은 인원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을 제공하고 있기에 친목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이외에 데이트 장소, 가족단위 고객의 나들이 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주말에는 가족단위 고객이 10팀 중 4팀 정도되는데, 이들을 포함한 주말매출이 평일보다 2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고객층이 다양하다는 것은 향후 스크린야구의 확장성이 그만큼 넓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가 발표한 지난해 프로스포츠관람객 성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프로야구 여성 관중 비율은 42.9% 달한다. 데이트 장소로 각광받기 위해서도 이들을 포섭하는 일이 중요한데, 이에 대한 대비책은 있나.
▶현재는 직장 회식이나 친구 모임에 동행하는 수준으로 여성 비중이 10~20%에 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신림점 등 대학교 인근에는 데이트는 물론 여대생끼리 야구를 즐기러 방문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여성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리얼야구존은 스크린야구 대회에서 여성부 리그를 별도로 진행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여성들 스스로 야구를 보는 스포츠에서 직접하는 스포츠이자, 쇼핑·영화 등 일상적인 여가 중 하나로 편안히 느낄 수 있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깔끔하고 친근한 스크린야구 공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젊은 층이 즐기기에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의견도 있다.
▶리얼야구존을 비롯한 주요 스크린야구 브랜드는 대부분 가격대가 시간당 약 5만원(저녁시간 기준)으로 엇비슷하며, 각 가맹점주의 마케팅 정책에 따라 시간대별로 가격을 내리고 있다. 다만 스크린골프처럼 게임 인원마다 가격이 책정되는 것이 아니고 인원 수에 상관 없이 룸당 가격이 책정돼 부담이 큰 편은 아니다. 혼자 또는 커플로 오는 사람에게 가격 차등을 적용할 지는 논의를 진행 중이다.
-스포츠 특성상 부상 위험은 없나. 그동안의 사례에 비춰 소비자들이 주의해야 할 점은.
▶리얼야구존에서는 실제 야구공이 메이저리거들이 쓰고 있는 머신으로 던져진다. 안전에 대해 주의를 소홀히 하면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리얼야구존에서는 안전 발판을 사용하고 있는데, 타석에 들어선 뒤 발판을 밟아야만 투수가 공을 던지는 구조다. 이외 각 매장에 비치돼 있는 헬멧이나 보호장비, 야구장갑 등을 착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짜릿한 손맛을 위해 실제 야구공을 사용하는 만큼 잘못된 타격을 하게 되면 손에 무리가 올 수도 있다. 스크린야구장을 방문 전에 타격 폼과 배트 그립에 대해 인터넷 동영상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직접 체험해보니 스크린이 한 면만 비쳐 시야가 조금 답답하다. 양벽에 스크린을 띄워 3면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드넓은 야구장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면 좋을 것 같다. 또 스크린골프에서 문제가 됐던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은 있나.
▶좋은 지적이다. 다만 스크린
미세먼지에 대해서는 스크린골프와 달리 공이 스크린을 바로 때리는 비율이 적어 먼지가 적게 발생하는 편이다. 각 룸마다 공기청정기도 사용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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