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물놀이'를 가자고 제안한 공공기관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그것도 세월호 유가족들의 정신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설립된 곳이었습니다.
연장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시원한 분위기로 꾸며진 여름철 수상레저 프로그램 홍보 포스터입니다.
그런데 참가 대상이 4·16가족, 즉 세월호 유가족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해당 홍보물은 최근 800여 명의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문자메시지 형태로 전달됐습니다.
메시지를 보낸 곳은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정신상담과 치유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안산온마음센터였습니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오히려 불쾌감을 표시했습니다.
'예은 아빠' 유경근 씨는 자신의 SNS에 '아직도 물만 보면 딸이 보여서 뛰어들고 싶은 사람에게 수상레저를 권했다'며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연간 40억 원 규모의 지원금이 나랏돈으로 지급되는데, 전문성을 갖고 운영되는지 의문을 표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전명선 /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 "가족 참여가 10명도 안 되는 그런 행사를 수백만 원, 수천만 원씩 들여가면서 집행한다는 건 있을 수가 없죠."
센터 측은 지난 여름에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문제없이 진행했다고 해명했습니다.
▶ 인터뷰(☎) : 안산온마음센터 관계자
- "작년에도 가서 (유가족의) 아이들이 좋아했고, 또 요구들이 있었어요. 세심하게 고려해서 홍보문구 같은 것들을 정했어야 하는데…."
▶ 스탠딩 : 연장현 / 기자
- "해당 센터는 곧바로 사과문자를 보내고 해당 프로그램을 취소했지만, 피해 가족의 상처를 더 깊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MBN뉴스 연장현입니다."
[tallyeon@mbn.co.kr]
영상취재 :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