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비방 혐의` 1심 유죄였던 이재정 의원 항소심서 무죄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42·비례)이 지난해 20대 총선 때 상대 후보를 비방하려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에 대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9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대웅)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 의원에게 벌금 250만원에 선고를 유예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4월 경기도 시흥시에서 같은 당 후보의 지원 유세를 하던 중 함진규 당시 새누리당 후보(현 자유한국당 의원)를 가리켜 "강남 백화점에서 음식 사먹는 사람, VIP 룸에서 커피 마시고 장 보는 분"이라고 발언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이 이원의 발언이 경쟁 후보의 소비 행태를 구체적으로 적시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함 의원과 새누리당의 주요 지지세력이라 생각되는 부유층을 표현한 추상적 표현이나 의견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이 의원 스스로 허위사실에 해당한다는 인식이나 고의를 가졌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선거법은 선거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지만 의견 개진이나 추상적인 평가는 처벌하지 않는다.
앞서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은 "이 의원이 함 의원을 지칭해 허위사실을 공표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우발적으로 발언한 점 등을 고려하면 국회의원직을 상실할 정도는 아니다"며 선고유예로 판단했다. 선고유예란 유죄를 인정하되 형의 선고를 미루고, 2년이 지나면 사실상 없던 일로 해주는 제도다.
[정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