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없는 음식도 그럭저럭 먹을 만하게 만드는 재료가 계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친근한 계란이 '공포증'까지 만들어 내고 있지요.
당장 계란값은 내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산지 도매가격은 한 개에 127원으로 살충제 계란 사태 이전보다 25%나 폭락했습니다. 산지 가격이 내려가고, 소비자 수요도 줄었으니 대형 마트도 판매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가격표를 본 소비자들은 허탈한 웃음을 지어야 했습니다. 6,980원이었던 계란 한 판이 6,480원으로 딱 500원 내린 겁니다. 산지 가격은 25%나 폭락했는데 판매 할인 폭은 7%라….
여론의 질타에 대형 마트들이 뒤늦게 가격을 조정했지만, 조류독감 사태 당시 도매가 인상을 이유로 발 빠르게 계란 값을 인상했던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입니다.
이런 걸 바로 '꼼수'라고 하지요.
두 개 값에 두 개를 팔면서 '1+1'이라며 할인인 양 광고하고, 미끼 상품으로 현혹하고, 제품의 할인율을 과장해서 판매해도 대부분 처벌을 받지 않으니 이제는 알고 속는 소비자가 더 많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대형 마트들이 소비자를 우롱하는 건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처벌이 터무니없이 가볍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3년부터 2015년 사이 적발된 허위·과장 광고 661건 중에서 절반이 단지 '경고'와 '시정명령'으로 끝났었으니까요. 또, 현재 법이 규정한 13개 불공정행위 중 4개는 위반금액 산정기준이 아예 없습니다.
제재의 효과가 나오려면 정부는 이 부분도 꼭 손질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소비자를 '호갱'으로 만드는 일부 대형 마트들의 '꼼수' 장사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