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갈 곳 없는 처지의 남성을 한 식당 여주인이 끼니를 해결해주며 보살폈는데, 주인의 돈 130만 원을 들고 도망쳤습니다.
납치가 됐다는 황당한 거짓말까지 하면서요. 배은망덕이 따로 없죠.
정치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허름한 차림의 남성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향합니다.
잠시 뒤 이 남성, 열차 표를 끊더니 한 시간쯤 뒤 여수역에서 모습을 드러냅니다.
52살 양 모 씨가 식당 주인의 돈을 찾아 도망치는 장면입니다.
특별한 직업이 없던 양 씨는 62살 김 모 씨가 운영하던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도와주면서 끼니를 해결했습니다.
김 씨는 믿었던 양 씨에게 급한 돈을 찾아달라고 부탁했지만,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심부름을 간 양 씨는 이곳에서 130만 원을 인출한 뒤 곧바로 택시를 타고 도주했습니다."
연락이 닿은 양 씨는 황당한 거짓말을 합니다.
▶ 인터뷰 :김 모 씨 / 피해 식당 주인
- "사장님 큰일 났어요. 그놈들이 나를 납치해서 장수 계곡에서 죽도록 두들겨 맞아서…."
경찰 수사가 시작됐고, 계곡으로 끌려갔다던 양 씨가 다른 지역에 있는 게 들통났습니다.
양 씨는 이튿날 경찰서에 제 발로 찾아와 또 거짓말을 합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나 지금 납치당했는데 이제 탈출했다. 그럼 업주가 빨리 경찰서 가서 신고해라. 그래서 경찰서로 방문하게 된 거죠."
조사 결과 양 씨는 이전에도 절도와 횡령 등으로 19차례나 경찰서 문턱을 넘었습니다.
어처구니없는 자작극을 벌인 양 씨, 결국 또 철창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
화면제공 : 전북지방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