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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업학원 파고다에서 수강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강사인 지미 김(42)을 지난 13일 파고다 강남 캠퍼스에서 만나 '서류 광탈(빛의 속도로 탈락)'에서 피하는 자소서 작성법에 대해 들어봤다. [사진 = 김지혜 에디터] |
"자소서를 잘 써야하는 이유, 면접을 잘 보기 위해서"
자소서에는 △지원 동기 △성장 과정 △성격 장단점 △입사 후 포부 4가지 항목이 주로 포함된다. 이 중 성장 과정과 성격 장단점은 나중에 면접에 갔을 때 질문으로 되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면접 질문에 대비한다는 마음을 갖고 자소서를 작성해야 한다.
성장 과정 부분에서 취준생들이 흔히 하는 실수가 '어린 시절…' '부모님의 영향으로…'라는 식의 내용을 쓰는 것이다. 인사 담당자들은 어릴 때 환경, 부모 등 지원자 본인이 의지를 갖고 선택한 사항이 아닌 것에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따라서 최근 3~5년 이내의 경험을 쓰는 게 가장 좋다. 대학 전공을 선택했던 시기 이후를 성장 과정으로 보면 된다.
"추상적인 표현은 지양하라"
자소서에 감정적·추상적 표현에 많이 들어가면 떨어질 확률이 높다. 해당 기업을 좋아해서 지원했다고 하면 안 된다. 본인이 그곳에 가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어필해야 한다.
'베트남으로 여행을 갔는데 현대자동차를 본 순간 가슴이 뭉클해졌다. 한국을 알리는 자랑스러운 기업에서 열심히 일해보고 싶다'는 자소서는 불합격 통지를 받기 딱 좋다. '대학교에서 베트남어학과를 전공한 이력을 바탕으로 현대자동차가 눈여겨보고 있는 베트남 시장을 공략해보겠다'는 식으로 지원자가 회사에 들어가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명확히 알려줘야 한다.
또 자소서를 쓴 뒤에 내 얘기가 어느 정도를 차지하는지 줄을 한 번 그어보길 바란다. 60% 이상 줄이 쳐져야 한다. 회사 찬양, 본인의 희망사항, 다른 사람이 한 얘기 등을 많이 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면접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1분 자기소개를 할 때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는 비타민' '야근에도 지치지 않는 불도저' 등 추상적인 말은 진실성이 결여된 대답으로 간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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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김지혜 에디터] |
'기업의 인재상을 자소서에 녹여내라'고들 한다. 기업의 성향과 직무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삼성은 개인적인 역량이 뛰어난 사람을 좋아하는 반면 팀워크를 중시하는 LG는 남들과 잘 화합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 직무별로 나눠보면 상품 기획이나 개발 등의 분야는 남들과 어울리는 능력은 좀 떨어져도 본인만의 고집을 가지고 일을 해내는 사람을 찾는다. 하지만 경영지원이나 인사, 회계와 같은 분야에서는 개인의 능력을 우선시하기 보다는 협력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인사 직군에 지원하는 학생에게 본인을 '제2의 박명수'로 소개하라고 한 적이 있다. 박명수는 1인자인 유재석을 돋보이게 해주면서도 상생해 나가지 않는가.
그런데 안타깝게도 취준생들은 본인이 지원하는 직군에 대해 잘 모른다. 온라인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으로 항공사 지상직이 공항에서 발권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고 알고 있다. 지원자들은 자소서에 '고객과 소통하겠다'는 내용을 강조한다. 하지만 실제 항공사 지상직은 서비스직과 거리가 멀다. 공항이 아닌 본사에서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를 관리하고 노선을 짜는 등의 업무를 맡는다.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하는 곳에 지원하는 구직자 역시 직무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 한다. 해당 기업·기관들은 학교명, 가족관계, 출신 지역 등 인적 사항을 기술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취준생들은 개인 경험을 서술하면서 인적 사항을 배제하기 쉽지 않다고 고민한다.
[김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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