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이면을 파헤치는 뉴스추적, 오늘(14일)은 세간을 떠들석 하게 했던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딸 친구 살해사건'을 추적하겠습니다.
일단 살해 사건에 대한 경찰 조사는 마무리됐지만, 다른 의혹들은 아직도 산더미같이 쌓여 있습니다. 하나씩 얘기해 보겠습니다.
사회부 김한준 기자 나왔습니다.
【 질문1 】
저는 가장 궁금한 게 이영학의 아내 최 모 씨의 죽음에 대한 부분입니다.
아내가 지난달 초 투신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영학이 계속 억울하다고 주장을 하고 있어요. 이걸 믿어야 하는 겁니까?
【 기자 】
일단, 사이코패스로 판정된 살해 피의자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는 미지수인데요.
우선 어젯밤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오는 이영학의 발언을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이영학 / 피의자 (어제)
- "아내의 죽음도 관심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제 아내는 저를 사랑한다고, 그걸 증명하려고 자살을 했고요."
약간 울먹이는 모습인데, 이영학이 이렇게 주장한 건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어제 검찰청사로 들어갈 때에도 아내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혀 달라고 말했고, 지난 2일 촬영한 동영상 유서를 통해서도 아내가 억울하게 죽었다고 주장했습니다.
▶ 인터뷰 : 이영학 / 피의자 (지난 2일)
- "(아내가) 마지막 그날 결혼반지를 끼고 뛰었습니다. 저녁 밥상을 차리고 뛰었습니다. 점점 그 사람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네요."
아내의 자살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따로 있다는 얘기를 공개적으로 또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겁니다.
【 질문2 】
그러니까 아내가 누군가 때문에 억울하게 자살을 하게 됐다는 주장인데, 그 누구라는 게 아내를 8년간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영학의 의붓 아버지로 봐도 되나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이영학은 사실상 아내를 죽음에 이르게 한 사람으로 자신의 의붓 아버지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살하기 전날, 아내 최 씨가 의붓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임신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자살을 택했다는 게 이영학의 주장입니다.
▶ 인터뷰 : 이영학 / 피의자 (지난 2일)
- "아내가 어떻게 죽었느냐 하면 성폭행을 당하고 씻지도 않고 속옷을 영월경찰서에 벗어놓고 그대로 죽었어요. 아기 임신할 수 있다는 사실 듣고…."
경찰도 현재 성폭행 부분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아내 최 씨는 숨지기 전 고소장에서 "시아버지가 총기로 위협하며 성폭행했다"고 진술했는데요.
실제로 경찰이 의붓 아버지의 집을 압수수색해보니 총기가 5자루가 나왔는데 이 중 공기총과 석궁 등 2자루가 미신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술이 어느정도는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죠.
때문에 경찰은 의붓 아버지에 대해 일단 성폭행 혐의와 무기 불법소지 혐의 수사를 동시에 진행할 계획입니다.
【 질문3 】
아내 자살 원인에 대한 이영학의 주장을 믿어준다 치더라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남습니다.
아내가 8년간 성폭행당했다고 했는데 그 긴 세월 가만히 있었고, 더욱이 자신이 그렇게 사랑한다는 아내를 성매매에 동원한 의혹까지 있거든요.
이 부분은 경찰이 어떻게 보고 있나요?
【 기자 】
우선 정황이 나온 건 맞습니다.
경찰이 이영학의 휴대전화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성관계 동영상을 발견했는데요.
이 중에는 어떤 여성이 이영학의 집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맺는 영상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이영학이 자신의 SNS에 '함께 할 동생 구함', '나이 14부터 20 아래까지' 등의 성매매종사자를 모집하는 듯한 글도 여러 차례 올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영학은 이미 아내가 투신자살했던 날, 여기저기 전화만 돌리는 모습이 CCTV에 찍히며, 자살을 방조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는데요.
제가 보기엔 아내를 진정으로 사랑했다는 사람이 보일 수 있는 반응은 분명 아닌 거 같습니다.
【 질문4 】
이영학이 피해 여중생에게 먹인 수면제가 졸피뎀이라는 겁니다.
요즘 굵직한 강력사건을 보다 보면 이 졸피뎀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이게 구하기 쉬운 약인가요?
【 기자 】
그렇지는 않습니다.
졸피뎀은 한번 복용하면 30분 이내 잠이 쏟아지는 강력한 수면제인데요.
향정신성 의약품, 쉽게 말하면 마약류로 분류된 약입니다.
그래서 의사 처방이 없으면 구매와 복용을 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지금 해외의 한 사이트를 보시겠는데요. 이렇게 이곳에 들어만 가면 10만 원 정도만 주면 아무런 제약없이 구입할 수 있습니다. 당장 지금도 구할 수 있다는 얘기죠.
오늘 취재진이 이영학의 집 앞에서 찍은 사진 하나 보시겠습니다.
어제 날아온 서신인데, 외국에서 택배가 왔는데 집에 없으니 찾아가라는 쪽지입니다.
이영학이 외국에서 주문한 게 졸피뎀인지 아니면 일반적인 물건인지는 단언할 수 없겠지만, 수면제를 평소 복용했다는 진술을 생각해보면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 앵커멘트 】
해결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대부분 이영학의 진술에만 의존하다 보니 확실한 증거도 더 찾아야 하고요.
이 사건을 이렇게 얘기하고 있으면서도 제 몸과 마음이 편치가 않은데요. 시청자 여러분도 비슷하시겠죠. 하루라도 빨리 진실이 꼭 드러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뉴스추적, 김한준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