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도발로 인해 한반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내달 7~8일 한미정상회담까지 앞둔 상황에서 국내 진보단체들의 극단적 반미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미 해군 창설 기념식장을 찾아가 손찌검과 각종 험한 욕설을 쏟아내고 "떠나지 않으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은 것이다. 민주적 방식으로 다른 생각을 표출하는 것은 자유롭다. 그러나 안보 불안 상황에서 도넘은 감정적 반미몰이를 하면서 국격까지 추락시키는 행위에 대해선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22일 오전 2시께 미 해군(U.S. Navy) 소속으로 추정되는 한 여성은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에 온 걸 환영해줘서 고맙다(Thanks for the welcome South Korea)"라면서 35초 분량의 짧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부산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이 영상에는 한 한국 여성이 차량에 타고 있는 미군을 향해 손찌검을 하고 각종 욕설을 내뱉는 모습이 담겼다. 이 한국 여성은 촬영을 하고 있는 미군의 카메라를 손으로 쳐 넘어뜨리는 등 폭력도 서슴지 않았고 이에 미군들도 "Fxxx you" "Shxx" 등 욕설을 하며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영상과 함께 게시된 한 장의 사진에는 'US TROOPS GO HOME!'(미군 집으로 꺼져라)이라는 제목과 함께 섬뜩한 내용이 담긴 유인물도 공개됐다. 해당 유인물에는 "한국인들은 트럼프를 경멸하고 트럼프의 하수인인 당신들(미군 지칭)도 혐오한다. 그러므로 당신들은 한국에서 안전을 보장받지 못할 것이며 무기를 가지고 당장 떠나지 않으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문제는 이 페이스북 게시물이 미국인들 사이에서 온라인상으로 활발하게 공유되며 300여개의 댓글이 달리면서 미국 네티즌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한국은 현재 북한 김정은의 통치 하에 있었을 텐데 고마운 줄 모른다" "북한이 그냥 남한을 차지하도록 놔두자"는 식의 배은망덕하다는 반응이 많다. 일부는 "이들은 소수일 뿐 대부분 한국인은 미군이 한국을 지켜주길 원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해당 동영상이 촬영된 곳은 미 해군 창설 242주년(10월 13일)을 기념해 주한 미 해군사령부 주최로 지난 14일 열린 기념행사장으로 추정된다. 당시 국내 한 반미단체가 해군파티가 열리고 있던 부산 해운대의 한 호텔에 몰려가 반대 시위를 했다. 마크 내퍼 주한 미 대사대리와 빈센트 브룩스 주한 미군 사령관 등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이들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썼던 'Dotard(노망난 늙은이)'라는 영어단어를 쓴 플래카드를 들고 "미치광이 트럼프의 졸개들아 남의 땅에서 전쟁을 벌여놓고 너희는 술판을 벌이느냐. Yankee! GO HOME" 등의 구호를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반미단체의 수위는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주말 다수의 진보단체가 집회를 연 광화문 광장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규탄하고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하는 구호가 등장했다. 일부 시민단체는 미국 대사관 앞에 모여 '트럼프는 전쟁광' '한·미 군사훈련 중지' '사드 반대' 등을 주장하며 미국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오는 28일에도 이곳에서 '촛불집회 1주년 대회'가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이들 진보단체의 반미 구호는 더욱 노골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6차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도발로 한반도에 전쟁 위기를 조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미 단체가 주한미군이나 대사관을 대상으로 과격 시위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론이 통일돼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무분별한 반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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