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한참 지난 지금, 소방관의 처우는 얼마나 나아졌을까요.
하루 3교대 근무라지만, 3교대를 위한 법정 필요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 현실은 밤을 새워 일하고 다음 날 고작 하루 쉽니다.
한 달 평균 '8일' 동안만 일하는 미국의 소방관들과는 너무나 다르죠.
또 소방 보건의 0명, 전문 치료병원 0개. 소방관이 아파도 치료받을 전문 병원이 단 한 개도 없는 겁니다. 주력 소방차 5대 중 1대는 고물 차량이고 정상적인 방화복 역시 60%뿐.
선진국들은 소방관에게 최고급 장비를 아낌없이 지원하는데, 우리는 아직도 소방관이 자기 돈으로 장갑을 사서 낍니다.
이 결과, 대한민국 소방관들은 10년간 51명이 현장에서 숨졌고 3천 명이 넘게 다쳤습니다. 3명 중 1명은 '외상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고, 47명은 고통을 못 버텨 6년 새 자살을 선택했습니다.
사고가 날 때마다 여론은 뜨거워지고 선거 때마다 정치권은 떠들썩하게 약속을 하지만, 실제론 말뿐이죠. 지난해 발의한 '소방관 눈물 닦아주기 법'이 1년 반 지나도록 국회에 방치돼 있는 게 그 증겁니다. '소방관 처우 개선법'은 국가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당연한 생각에서 출발한 법인데도 국회에 발목이 잡혀있는 겁니다.
소방관의 '목숨'을 담보로 국민의 안전을 책임질 순 없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우리들의 영웅, 소방관들이 긍지와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올해가 가기 전에 소방관들의 염원이 꼭 이뤄지길 기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