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은 오후에 끝나고 종일반도 있지만, 초등학교 1학년생은 오후 1시면 하교를 하니 숙제를 같이 해주고 이런 것과 상관없이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필요해지는 겁니다. 그래서 결국 부모 중 한 명, 주로 엄마들이 회사를 그만두게 되는 거죠.
사실 우리나라 초등학교 저학년의 하교 시간은 유독 빠릅니다. OECD 주요국들의 초등학교 정규 수업시간은 대략 5시간 정도. 이 정도만 해도 오후 2~3시에 수업을 마치니까 부모가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지만, 우리 초등학교 1~2학년 수업시간은 2.93시간입니다.
일하는 시간이라도 짧으면 다른 방도를 생각해볼 텐데, 안타깝게도 우리 근로자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OECD 평균보다 300시간 이상 길죠.
아이를 맡기는 '돌봄교실'을 이용하려 해도 맞벌이 부부는 기초생활수급자·한부모 가정·다자녀·다문화 가정 다음으로 순위가 밀려 '그림의 떡'입니다. 대기 번호표를 받아 놓고 마냥 기다려야 하는 '방과후 학교'도 마찬가지.
육아 걱정 없다는 독일은 어떨까요.
독일은 이미 2005년 초등학교 수업을 종일제로 전환했습니다. 여기에 육아휴직은 14개월, 이 기간 급여는 기존의 65%를 함께 지원하니까 여성이 일하기 좋고 출산율 증가라는 결과까지 얻을 수 있었죠.
우리도 현실에 맞는 육아 정책이 나와야 하는데…. 초등학교 수업 종료 시간을 늦추는 방안은 작년부터 계속 '검토와 논의'만 되풀이되고 있고, 그나마 교육부가 3월부터 시행이 가능하다면서 내놓은 초등학생 1학년 학부모의 10시 출근 대책은 3월이 다 가도록 제 기능을 못 하고 있습니다.
100년을 내다봐야 하는 교육정책.
1년, 1년이 캄캄한데 어떻게 100년을 볼 수 있을까요. 100년은 바라지도 않으니 10년 만이라도 내다볼 수 있는 지혜가 절실합니다.